두산, 인프라 분할·합병으로 자구안 숙제 끝...재도약 준비 박차

2021-05-13 16:57
두산인프라코어 분할·중공업과의 합병 의결...자구안 마무리
계열사 1Q 성적 우수...신재생에너지 부문 확대 노력

박정원 두산 회장[사진=(주)두산]


[데일리동방] 두산그룹이 중공업과 인프라코어 합병을 마지막으로 자구안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올해 1분기에도 계열사들이 모두 좋은 실적을 보이며 성공적인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두산중공업은 13일 주주총회를 열고 두산인프라코어의 분할·합병안을 의결했다.

이로서 두산인프라코어는 굴착기 등 건설기계 엔진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사업 부문’과 두산밥캣 지분을 보유하고 그룹 계열사의 지분을 관리하는 ‘투자부문’으로 분할하게 됐다.

사업 부문은 현대중공업지주 컨소시엄이 인수하고, 투자 부문은 이날 안건 승인으로 두산중공업에 흡수합병될 예정이다. 공식 합병기일은 오는 7월 1일이다.

업계에서는 두산그룹이 이날 두산인프라코어 분할·합병을 끝으로 자구안을 사실상 마무리했다고 평가한다.

두산그룹은 지난해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3조6000억원을 지원받는 대신 자산매각 등을 골자로 한 3조원 규모의 자구계획안을 제출했다.

이후 두산그룹은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 매각을 시작으로 혹독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두산 유압기 사업부인 모트롤BG와 동박 생산업체 두산솔루스를 매각했고, 두산중공업이 보유중이던 클럽모우CC 골프장도 1850억원에 팔았다.

지난해 12월에는 두산인프라코어 사업 부문을 현대중공업지주·KDB인베스트먼트컨소시엄에 매각하면서 유동성 확보 작업을 마쳤다.

일각에서는 두산이 일부 사업 부문이나 계열사를 추가로 매각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오지만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보인다. 두산 측도 이를 부인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변동성 대응을 위한 자금도 마련됐고 구조조정과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이 마무리 단계여서 추가 매각을 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올해 두산그룹 계열사들이 모두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는 점도 두산그룹이 자체 정비를 마쳤다는 의견에 힘을 싣는다.

지주사인 ㈜두산은 올 1분기 영업이익은 3980억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403.6% 증가했다. 2019년 이후 다섯 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순이익도 4023억원을 기록했다.

두산중공업 역시 같은 기간 558% 증가한 3721억원의 영업이익을 보였다. 순이익은 2481억원으로, 11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 두산밥캣도 올해 1분기 매출액이 97% 이상 늘었고, 영업이익은 23% 이상 증가했다.

두산그룹은 현재 풍력·수력 발전, 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새 먹거리로 삼고 재도약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김포열병합발전소 △폴란드 폐자원에너지화 플랜트 △네팔 수력발전 △창원 수소액화플랜트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연이어 수주했고 수소전지 등 관련 연구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오는 2025년까지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의 비중을 전체의 60%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