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단위 대어' 에스디바이오센서, 진단키트 IPO 불신 씻어낼 수 있을까
2021-05-13 16:21
조(兆)단위 공모가 예상되는 에스디바이오센서가 진단키트 기업 IPO(기업공개)의 이정표를 세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근 IPO가 진행 중인 진단키트 기업들의 경우 지난해 급증한 실적에 기반해 기업가치를 측정하며 고평가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에스디바이오센서의 경우 올해 1분기에도 실적 상승세가 유지되고 있어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 12일 유가증권시장 입성을 위한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았다. 회사는 당초 지난 1월 코스피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으나 추가 자료 등을 제출하면서 심사가 지연됐다. 규정상 상장예심에는 45영업일의 기간이 정해져 있으나 추가 자료 요청 등 심사 상황에 따라 일정이 지연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의 경우 올해 1분기 실적 추이에 대한 자료 등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0년 설립된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진단키트 제조사 중 규모 면에서 가장 큰 회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의 진단키트 제조 업체들이 주목받았지만 실적 성장세 측면에서는 에스디바이오센서가 선두권에 위치해 있다. 지난해 매출 1조6862억원, 영업이익 7383억원을 거뒀다. 각각 전년 대비 22배, 485배 가량 증가한 규모다. 코스닥에 상장한 진단키트 '대장주'인 씨젠의 실적을 넘어섰다. 씨젠의 경우 지난해 매출 1조1252억원, 영업이익 6762억원을 거뒀다.
에스디바이오센서의 기업가치는 5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성장 속도와 실적 규모 면에서 유사한 씨젠은 현재 2조 원 가량의 시가총액을 유지하고 있다. 씨젠의 주가수익비율(PER)을 단순 적용하면 에스디바이오센서의 기업가치는 6조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씨젠의 PER은 10배 수준이며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연간 당기순이익은 6216억원이다. 통상적인 할인율인 20~30%를 가정한다고 해도 몸값이 5조원에 육박한다.
최근 상장을 준비 중인 진단키트 기업에 대한 시장의 시선이 변수가 될 수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진단키트 기업 대부분이 실적이 크게 증가했다. 올해는 치료제와 백신 공급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작년과 같은 성장세가 유지될 수 있는지에 대해 증권가에서도 의문이 큰 상황이다.
최근 수요예측을 진행한 진시스템의 경우 2023년 예상 당기순이익에 기초해 기업가치를 추산했다. 코로나19 진단키트 관련 매출이 감소하더라도 타 제품의 매출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다만 수요예측 경쟁률은 상대적으로 낮은 934대 1을 기록했다. 보호예수를 약속한 투자자들의 비율도 1%대로 적었다.
에스디바이오센서의 경우 꾸준한 성장세가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 대부분의 진단키트 기업의 실적이 올해 들어 주춤한 가운데도 회사 실적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실적은 지난해 4분기보다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씨젠의 경우 1분기 매출 3518억원, 영업이익 1939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4배 이상 성장했지만 전 분기보다는 줄었다. 씨젠은 지난해 4분기 매출 4417억원, 영업이익 2575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