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사모펀드 센트로이드, 글로벌 골프용품업체 테일러메이드 인수

2021-05-11 19:09

[그래픽=테일러메이드 홈페이지]



토종 사모펀드 운용사(PEF) 센트로이드가 글로벌 골프용품 기업 테일러메이드를 인수한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센트로이드 인베스트먼트(이하 센트로이드 PE)는 글로벌 골프용품 업체 테일러메이드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이달 초 선정된 뒤 지난 9일(미국 현지 시각)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인수가는 1조9000억원으로 전해졌다. 테일러메이드의 최대주주는 미국 PEF 운용사 KPS캐피털파트너스이며, 매각주간사는 모건스탠리다. 앞서 센트로이드PE는 지난달 초 테일러메이드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에 참여해 예비인수 후보(숏리스트)에 선정된 바 있다.

1979년 설립된 테일러메이드는 아쿠쉬네트, 캘러웨이골프 등과 함께 세계 3대 골프용품 업체로 꼽힌다. 세계 랭킹 1위 더스틴 존슨을 비롯해 타이거 우즈, 로리 매킬로이 등 세계 톱 선수들이 테일러메이드 드라이버를 사용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센트로이드PE는 테일러메이드의 상대적으로 낮은 한국 내 점유율,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 신흥 시장의 성장에 따른 사업 확장 가능성을 주목해 인수를 추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아시아 지역의 소득 증대와 여행객 증가로 골프 저변이 아시아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한국과 일본에서의 성장이 두드러지고 있다. World Golf Report 2019에 따르면 미국을 필두로 일본, 한국, 영국, 그리고 캐나다 순으로 큰 골프 시장이 형성되어 있으며 전체 골프 코스의 65.9%가 상위 다섯 개 국가에 분포돼 있다.

인수 가격은 당초 시장에서 예측한 수준으로 합리적인 선이라는 평가다. 경쟁 기업인 아쿠아쉬네트와 캘러웨이 등은 미국 증시에서 상각 전 영업이익 대비 기업가치(EV/EBITDA)의 15~20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센트로이드PE 역시 이번 인수 과정에서 15배 가량의 배수를 적용해 기업 가치를 측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테일러메이드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1000억원대 초반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인수를 통해 센트로이드PE는 휠라코리아에 이어 국내 업체의 두번째 글로벌 골프용품 기업 인수 사례를 만들게 됐다. 거래 규모는 앞선 사례보다 크다. 지난 2011년 휠라코리아는 아쿠아쉬네트를 13억달러(한화 약 1조4500억원)에 인수했다. 성공적으로 인수가 완료될 경우 전 세계 골프용품 시장의 50% 이상을 국내 업체가 차지하게 된다.

센트로이드 PE는 맥쿼리증권 출신 정진혁 대표를 중심으로 2015년 설립된 사모펀드사로 경영권 인수 거래에 강점을 지닌 사모펀드로 분류된다. 또한 투자자들로부터 자금 유치를 받는 능력이 출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BGF 그룹이 갖고 있던 이천의 사우스 스프링스 CC를 인수했고, 지난해 중순에는 도서 물류 1위 업체인 웅진그룹의 웅진북센을 인수해 관심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