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품은 디지털위안화…전자결제 장악 시동?
2021-05-10 16:16
즈푸바오, 결제수단에 신규 포함
"편의 증대·보급 확대 기여할 것"
전자결제 주도권 회수 포석인 듯
알리바바 영향력 약화 시도 병행
"편의 증대·보급 확대 기여할 것"
전자결제 주도권 회수 포석인 듯
알리바바 영향력 약화 시도 병행
중국 최대 전자결제 플랫폼인 알리바바의 즈푸바오(支付寶·알리페이)가 디지털 위안화 결제 수단에 포함됐다.
사용자 편의성 증대가 표면적인 이유지만, 알리바바 등이 주도해 온 전자결제 시장을 국가가 장악하려는 시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10일 상하이증권보 등에 따르면 중국의 법정 디지털 화폐인 디지털 위안화 앱 운영 기관에 기존 국유 은행 외에 왕상은행(網商銀行·마이뱅크)이 추가됐다.
왕상은행 옆 괄호 안에는 '즈푸바오'라는 안내도 표시돼 있다. 즈푸바오가 디지털 위안화의 공식 결제 수단이 된 셈이다.
즈푸바오는 중국 내 사용자만 10억명 이상인 최대 전자결제 플랫폼이다. 즈푸바오와 연동된 상점은 8000만개, 금융기관은 2000개가 넘는다.
이번 조치는 중국 당국이 반독점 기치를 내걸고 알리바바 등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을 일컫는 '빅테크' 때리기에 한창인 가운데 이뤄져 눈길을 끈다.
결국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잠식했던 전자결제 시장의 주도권을 국가가 회수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즈푸바오가 디지털 위안화 틀 내로 편입되면 알리바바는 그동안 축적해 온 결제 정보와 관련 빅데이터를 인민은행 등에 제공할 수밖에 없다.
텐센트의 위챗페이도 조만간 즈푸바오와 유사한 방식으로 디지털 위안화 결제 수단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상거래 시장 내 알리바바의 영향력을 낮추려는 시도도 병행됐다.
이미 디지털 위안화 앱 운영 기관으로 선정된 공상·농업·중국·건설·교통·우정저축은행 등 6대 국유 은행의 앱에 어러머(외식), 허마셴성(신선식품), 톈마오(전자상거래) 등 알리바바 자회사들이 대거 연동된 것이다.
향후 해당 앱을 설치한 국유 은행 고객들이 디지털 위안화로 알리바바가 제공한 다양한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다는 얘기다.
기존에는 즈푸바오나 알리바바의 소액대출 서비스인 화베이(花唄) 등으로만 결제할 수 있었다.
베이징 소식통은 "표면적으로는 알리바바에 호의를 베푼 것 같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알리바바 힘 빼기의 일환"이라며 "텐센트 등 다른 빅테크에 대해서도 비슷한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