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지배구조 개선 추진

2021-05-10 10:47
7일 긴급 이사회…경영 쇄신책 마련 노력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최근 자사 유제품 불가리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는 발표로 빚어진 논란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다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불가리스 코로나 억제 효과 논란’을 빚은 남양유업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한다.

남양유업은 “지난 7일 긴급 이사회에서 비대위를 구성해 경영 쇄신 등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비대위는 경영 쇄신책 마련과 함께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등 대주주에게 소유와 경영 분리를 위한 지배 구조 개선도 요청하기로 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지난 3일 사의를 표명한 이광범 대표이사는 법적 절차에 따라 후임 경영인 선정 시까지만 유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남양유업은 현재 경영진 공백 상태에 빠졌다.

홍원식 회장은 지난 4일 ‘불가리스 코로나 억제 효과 논란’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홍 회장은 경영권을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겠다며 사과했다.

3일에는 이광범 대표가 사의를 표명했다. 홍 회장의 장남인 홍진석 기획마케팅본부장도 회삿돈 유용 의혹에 보직 해임됐다.

불가리스 사태는 지난달 13일 한국의과학연구원 주관으로 열린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개발’ 심포지엄이 발단이 됐다.

남양유업은 이 자리에서 불가리스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77.8% 저감하는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 남양유업의 주가는 급등했으며 일부 판매처에서 불가리스가 품절 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질병관리청은 즉각 “사람 대상의 연구가 수반돼야 한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남양유업을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남양유업 본사와 세종연구소 등 6곳을 압수수색했다. 세종시는 남양유업 제품 생산의 40%를 담당하는 세종공장에 2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