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기업 자금난 지속…기안기금 요건 완화해야”
2021-05-10 11:09
대한상의 지속성장이니셔티브 보고서 통해 지적
코로나19로 기업들의 자금난이 지속되고 있어 기간산업안정기금 등 정부의 금융지원 정책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코로나19 재확산 위험 여전…비우량 기업 회복 정체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는 10일 ‘코로나19 위기 대응 기업 금융지원 평가와 과제’ 보고서를 통해 최근 경기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부문별로 불균등하게 회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한국 경제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외환위기 이후 처음 역성장했고, 고용도 22만여명 감소하는 등 경제가 크게 위축되면서 기업의 유동성 어려움도 심각해졌다. 이에 정부는 기안기금, 저신용등급 포함 회사채‧CP 매입기구(SPV) 도입을 통해 자금난을 겪는 기업을 지원했다.
특히 비우량기업의 경우 회사채 신용스프레드나 순발행 규모에 있어서도 회복이 더디게 나타나고 있다.
3년 만기 국고채와 회사채 간 금리 차인 신용스프레드는 우량물(AA- 등급)의 경우 작년 하반기부터 지속적으로 축소돼 왔으나, 비우량물(A- 등급)은 회복이 상대적으로 더디게 진행됐다. 신용스프레드가 크다는 것은 기업들이 그만큼 자금을 빌리기 어렵다는 뜻이다.
만기가 도래한 회사채는 상환하거나 신규 발행을 통해 차환해야 하는데, 자금난이 지속되고 있는 기업들이 이에 원활히 대처하기 위해서는 지원이 여전히 절실한 상황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기업 지원이 중단될 경우 대규모 도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고, 그 영향은 경제의 생산과 고용으로 파급될 우려가 있다.
위기 극복서 나아가 변화 대응 위한 정책 필요
대한상의는 지원 목표 대비 실적이 저조한 일부 대책의 경우, 필요한 곳에 충분한 자금이 공급되도록 지원 요건 및 지원금의 용도 등을 재조정해 활용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지난달까지 기안기금 지원실적은 약 6000억원으로 전체(40조원)의 1.5%에 그쳤다. 지원 대상과 지원 조건이 까다로운 탓이다. 현행 제도는 △코로나19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항공‧해운 등 업종 △총 차입금 5000억원 이상 △근로자 300인 이상 기업으로 대상을 한정했고, 지원받은 기업은 6개월간 90% 이상 고용을 유지해야 한다.
이에 대한상의는 지원 대상에 코로나 경영애로 기업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이후 산업구조 변화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사업재편 및 구조조정 희망기업’을 포함시키고 차입금, 근로자수 및 고용유지 등 지원요건도 완화해달라고 요청했다.
저신용 회사채‧CP매입기구인 SPV의 경우, 최대 20조원으로 조성됐으나 현재 매입 실적은 3조2000억원이다. SPV는 ‘이자보상비율이 2년 연속 100%이상’인 기업의 회사채·CP만 매입할 수 있으며, 매입하는 우량채와 비우량채 비중도 25:75로 돼 있다.
대한상의는 이자보상비율 요건에 지난해 실적이 포함될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일시적 어려움을 겪은 기업들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고, 유동성지원이 절실한 저신용 기업들에 문턱을 높이는 문제점이 발생하기 때문에 요건 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저신용등급 기업을 지원한다는 SPV 취지에 부합하도록 현재 75%로 설정돼 있는 비우량채 매입 비중을 보다 확대하고, 올해 7월 종료되는 매입을 시장 상황에 따라 필요할 경우 연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민경희 대한상의 SGI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코로나19가 경제활동 및 일상생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여전히 상당하다는 점을 감안해 금융지원 대책들이 기업생존에 안전판 역할을 계속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이후 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그간 위기 극복에 집중됐던 대책들을 글로벌 산업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방향으로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