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버티기 나선 北, 美 두번째 접촉도 거절...모멘텀 못 찾는 北·美
2021-05-07 03:00
한·미정상회담 앞두고 北美 치열한 기싸움...G7 美대북정책 지지
'전략적 인내' 복귀 우려도...최악의 경우 北 추가 도발 위험
'전략적 인내' 복귀 우려도...최악의 경우 北 추가 도발 위험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새로운 대북정책의 검토 결과를 전달하기 위해 북한에 손을 내밀었지만 북한이 또다시 접촉을 거절했다. 북한의 접촉 거절은 '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지 않으면 대화에 나서지 않겠다는 기존 주장을 재차 강조한 의도로 풀이된다. 이에 바이든 행정부도 북한이 외교적 관여에 나서기 전까지는 지켜볼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맞서고 있다. 최종 대북정책 공개를 앞두고 양측이 한 치의 양보 없는 기싸움을 벌이면서 북·미 관계가 난관에 봉착했다.
◆버티는 北·서두르지 않겠다는 美
6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바이든 정부가 2월 이후 두 번째로 북한에 접촉을 시도했지만 북한은 응답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주 ‘조정되고 실용적인 접근법’을 취하겠다는 대북 정책 재검토를 완료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가 추구한 ‘일괄 타결’이나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가 아닌 제재의 틀은 유지하면서 외교적인 채널은 열어놓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미국 측도 북한에 "기회를 잡으라"며 공을 넘긴 상황이다. 양측의 기싸움이 당분간 불가피해졌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 3일 "수일, 수개월 동안 북한의 말과 행동을 지켜보겠다"며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바이든 행정부는 대북특별대표 자리는 당장 충원할 계획이 없지만, 공석인 대북인권특사 자리는 조만간 지명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에게 민감한 인권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 북한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4~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이틀간 진행된 주요 7개국(G7) 외교·개발장관회의에서도 북한 인권 문제를 제기했다. G7 참가국의 지지를 얻은 미국은 이후 발표된 공동성명에서도 북한 관련 내용의 절반을 인권 문제에 할애했다. 북한에 대한 '외교의 문'을 열어두면서도 대북정책에서 인권 문제를 중시하는 바이든 정부의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 '전략적 인내' 복귀하나...北무력도발 우려
양측이 최종 대북정책 발표를 앞두고 기싸움을 벌이면서 북한이 북·미관계의 돌파구를 무력도발에서 찾을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월 8차 노동당대회에서 '강대강, 선대선'의 원칙으로 미국을 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결국 양측 다 앞서 밝힌 원칙대로 한 치의 양보 없이 서로에게 공을 던지고 있는 상황인 셈이다.
결국 바이든 정부 초기부터 이 같은 대치 상황이 지속될 경우 바이든 행정부에서 북핵 문제가 후순위로 밀리며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의 ‘전략적 인내’로 복귀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경우 북한이 최악의 카드로 무력 도발을 꺼내들 수도 있다.
일각에선 이에 대비해 한미연합훈련을 서둘러 재개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특전사령관을 지낸 전인범 한국자유총연맹 부총재는 이날 글로벌국방연구포럼 세미나를 통해 "북한이 미·북관계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벼랑끝 전술'을 선택하면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는 것이 연합연습의 재개"라며 추후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