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거래로 두둑...GS家 4세 허세홍·허서홍·허윤홍·허준홍, 승계경쟁 우위

2021-05-06 05:10
GS아이티엠 대주주로 배당금 두둑

GS그룹 오너가 4세들이 지주사 GS㈜의 지분을 잇달아 인수하면서 승계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허서홍 GS에너지 전무, 허윤홍 GS건설 사장, 허준홍 삼양통상 사장의 행보가 돋보인다.

이들은 ‘오너일가 사익편취’ 의혹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는 GS아이티엠(GS ITM)의 대주주들이었다. 2008년부터 2017년까지 90억원에 가까운 배당금을 챙겼는데, 재계에서는 GS ITM이 오너 일가 4세의 승계자금 마련을 위한 캐시카우 역할을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S ITM은 첫 배당을 시작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304억8570만원을 배당했다.

GS ITM은 GS그룹 계열사들의 시스템통합(SI)을 맡았던 업체로 2006년 설립됐다. 설립 당시 허서홍 전무, 허세홍·허윤홍·허준홍 사장을 포함해 GS그룹 오너일가를 비롯한 특수관계인 21명이 지분 100%를 갖고 있었다.

2018년 공정위의 대기업 일감몰아주기 규제가 본격화되자 GS그룹은 당년 12월 사모펀드 IMM인베스트먼트와 JKL파트너스가 공동으로 설립한 아레테원 유한회사에 지분 80%를 매각했다.

지분이 매각된 2018년 전인 2017년까지 배당금만 산정해도 GS그룹 오너일가를 포함한 특수관계인은 199억800만원을 GS ITM으로부터 챙겼다. 2018년 이후에도 매년 5억7000만원 상당이 GS그룹 오너일가에 배당금으로 지급되고 있다.

특히 GS ITM의 대주주였던 허서홍 전무(22.75%), 허윤홍 사장(8.35%), 허준홍 사장(7.08%), 허세홍 사장(5.37%)에게만 10년간 87억원이라는 배당금이 지급된 것으로 파악됐다.

GS ITM이 이 같은 고배당을 할 수 있는 배경은 GS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규모 기업집단 현황 공시를 통해 계열사 간 특수관계인과의 내부거래가 공시되기 시작한 2009년부터 2017년까지 GS ITM은 국내 계열사와의 거래를 통해 1조6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매출인 1조5162억원의 66%에 해당한다. 해외 계열사를 통한 매출을 더하면 내부거래 비중은 70%를 넘어가게 된다.

GS그룹 오너일가는 사모펀드에 지분을 매각하면서도 수백억원의 현금을 손에 쥐었다. GS그룹 오너일가는 GS ITM주식 58만여주를 아레테원 유한회사에 1주당 15만2222원에 매각했다.

이를 통해 허서홍 전무, 허윤홍·허준홍·허세홍 사장은 각각 250억원, 91억원, 78억원, 59억원의 매각대금을 받았다. GS ITM은 이들 오너일가 4세에게 배당금을 더해 10년간 565억원의 현금을 안겨줬다.

이들의 이름은 GS그룹의 부동산임대업 계열사인 보헌개발에도 등장한다. 보헌개발은 매출의 90% 이상이 내부거래로 발생하는 회사로 허서홍 전무, 허준홍·허세홍 사장이 각각 33.3%씩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GS ITM으로부터 수백억원의 배당금과 지분매각 금액을 받은 4명은 그룹 승계 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에 올라있다.

GS ITM이 배당을 시작했던 2008년 기준 이들의 GS 지분은 각각 △허서홍 전무 0.58% △허윤홍 사장 0.51% △허준홍 사장 1.24% △허세홍 사장 1.32% 수준이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는 △허서홍 전무 2.06% △허윤홍 사장 0.53% △허준홍 사장 2.69% △허세홍 2.37%다. 허윤홍 사장을 제외한 세 명의 지분은 1.05~1.45%포인트가 늘었다. 허윤홍 사장의 경우는 GS건설 지분이 2008년 0.14%에서 올해 1.64%로 증가했다.

특히 GS ITM 최대주주였던 허서홍 전무는 4월에만 GS 지분 5만1200주를 4번에 걸쳐 장내매입했다. 매입대금은 14억6000만원이다. 허윤홍 사장, 허준홍 사장, 허세홍 사장 등도 지난해부터 GS그룹 지분 인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재계에서는 GS ITM, 보헌개발과 같은 계열사들이 이들 오너일가 4세의 경영승계를 위한 발판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각각이 그룹의 핵심 계열사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는 것은 사실이나 계열사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GS 지분 확보 자금이 없었다면 그저 월급 사장에 불과했을 것”이라며 “대기업에서 자식에게 회사를 넘기는 전형적인 수법”이라고 말했다.
 

[그래픽=아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