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중국 외교관 설전... "못생긴 멍청이"vs"예의 지켜 발언해라"
2021-05-05 09:40
필리핀 외교장관 분쟁 암초 휫선에 정박 비난
中 외교부 “격에 맞게 발언을” 반발
中 외교부 “격에 맞게 발언을” 반발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지난 4일 정례브리핑에서 필리핀 외교관의 최근 발언에 대한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고 중국 관영 환구시보가 5일 보도했다.
왕 대변인은 “필리핀은 중국의 주권과 관할권을 존중하고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지 말라”며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개인의 문제가 양국의 우정과 협력에 영향을 주면 안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중국은 우호적인 협의를 통해 필리핀과 앞으로도 계속 협력할 것이며, 전염병 통제와 경제 회복을 위한 필리핀에 대한 지원을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왕 대변인의 이 같은 발언은 앞서 테오도로 록신 필리핀 외교장관이 중국을 향해 “못생긴 멍청이, 꺼져” 등 막말을 섞은 트윗을 올린데 대한 반응이다.
록신 장관은 "내 친구 중국이여, 내가 어떻게 정중하게 말할 수 있을까”라며 “가만 보자, 제발꺼져버려(GET THE F**K OUT)"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은)우리 우정에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건가"라며 "우리는 노력 중인데, 당신은 친구가 되려는 잘생긴 사람에게 억지로 관심을 끌려는 행동을 일삼는 못생긴 멍청이 같다"고 비난했다.
그의 트윗은 지난 3월부터 남중국해(서필리핀해)에서는 필리핀과 중국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필리핀의 반중정서가 심해진 게 배경이 됐다. 중국 선박 수백척이 영유권 분쟁이 있는 휘트선 암초에 정박했기 때문이다.
필리핀은 루손섬에서 서쪽으로 220㎞ 가량 떨어져 있는 이 암초 인근의 해역을 배타적경제수역(EEZ)이라 주장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이 해역을 포함한 남중국해의 90%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국제상설중재재판소는 2016년 중국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중국은 이후에도 남중국해에 인공섬을 건설한 뒤 군사기지화해 필리핀뿐 아니라 베트남,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대만 등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진화에 나섰다. 그는 이날 주례 연설에서 “중국과 갈등이 있다고 해서 그들을 무례하게 대하고 존중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우리는 과거든 현재든 중국에 감사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필리핀은 코로나19 백신은 물론 각종 투자금을 중국을 통해 확보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