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훈의 투어웨이] 제40회 GS칼텍스 매경오픈
2021-05-04 17:54
'40'이라는 큼지막한 숫자가 그려졌다. 숫자는 지지 않는 태양처럼 붉다. 그리고 그 아래 GS칼텍스 매경오픈이라는 글씨가 새겨졌다.
올해로 40주년을 맞은 GS칼텍스 매경오픈의 '로고' 이야기다. 이 대회는 1982년 4월 '매경오픈골프선수권 겸 아시아골프서키트' 대회로 시작해 지난 39년간 한국 남자 프로골퍼들을 태양처럼 비추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엘리시안 강촌 골프장에서 사흘간 치러지던 대회가 올해는 남서울 골프장(파71·7057야드)으로 회귀한다. 40차례 중 31차례를 이곳에서 치르는 셈이다. 대회 일정도 오는 6일부터 9일까지로 다시 나흘이다.
이 대회는 '한국의 마스터스'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관중 동원력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마스터스 토너먼트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이제는 '한국의 마스터스'라는 이름보다 40주년을 맞이한 GS칼텍스 매경오픈이라는 이름을 앞세워야 하지 않을까 싶다. 한국을 대표하는 고유의 대회이기 때문이다.
그가 만약 이 대회에서 우승한다면 대회 역사상 처음으로 3년 연속 우승을 달성하게 된다. 이는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역사상 최상호(66) 이후 35년 만에 경신되는 단일 대회 3연속 우승이다.
이 기록은 '전설' 한장상(80)과 최상호 만이 보유하고 있다. 한장상은 4년 연속 우승 2회(1964~1967년 한국오픈, 1968~1971년 KPGA 선수권대회)와 3년 연속 우승 1회(1970~1972년 한국오픈), 최상호는 3년 연속 우승 2회(1981~1983년 오란씨오픈·1984~1986년 쾌남오픈)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2016년과 2018년 우승자 박상현(39)은 이태희와 대회 사상 첫 3승 경쟁을 펼친다. 지금까지는 2승이 최고다.
올해 코리안 투어 개막전(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에서 우승한 문도엽(30)과 지난주에 종료된 KPGA 군산CC 오픈 우승자 김동은(2162·24)은 올해 두 번째 우승을 노린다. 김동은은 2019년 아마추어 시절 '베스트 아마추어'에 오른 바 있다.
이 외에도 지난해 코리안 투어 상금 순위 1~3위인 김태훈(36), 김한별(25), 이재경(21)이 출전한다. '35세 늦깎이 신인왕' 이원준(36)과 지난주 생애 첫 홀인원에 성공한 이창우(28), 개막전 셋째 날 미끄러졌지만, 오뚝이처럼 우뚝 선 함정우(27) 등도 출사표를 냈다.
우승자에게는 상금(3억원)과 5년간 코리안 투어 출전이 보장된다. 우승자에게 5년을 보장하는 대회는 이 대회를 비롯해 단 4개(KPGA 선수권대회, 신한동해오픈, 한국오픈 등)뿐이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40주년을 기념해 역대 우승자들로 편성된 '전설의 조'를 마련했다. 1991·2005년 우승자 최상호, 2001년 우승자 최광수(61), 1994년 우승자 김종덕(60)이 한 조로 첫날과 둘째 날을 소화한다. 최상호는 코리안 투어 통산 최다승(43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최광수는 15승, 김종덕은 9승을 보유했다.
만약 최상호가 둘째 날 커트라인을 통과한다면 66세 4개월이라는 기록이 세워진다. 현재 그는 62세 4개월 1일 최고령 커트라인 통과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그는 최고령 우승 기록(50세 4개월 25일)도 보유 중이다.
올해 18번홀(파4)은 텅 빌 예정이다. 돗자리를 펴고, 아이들과 나들이 온 부모. 골퍼들의 한 샷 한 샷을 눈에 담으려는 관중(갤러리). 프로를 꿈꾸는 골프 꿈나무. 2018년 박상현(38) 우승 당시 마지막 날 몰래 대회장을 방문했던 김효주(26) 등.
이 모든 것은 기대할 수는 없지만, 제40회가 떠올랐다. 마지막 날 한 선수가 18번홀 오르막에서 그린을 향해 샷을 날릴 것이다. 환호는 없지만, 조용한 가운데 퍼트를 시도하고, 홀 속에서 태양을 거머쥘 것이다. 환한 40번째 태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