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SKT, 자사주 2조6000억 규모 소각…삼성전자 이어 최대금액

2021-05-04 10:59
매매 재개 이후 52주 신고가 경신

[SKT 박정호 대표]


SKT가 지난달 인적분할 발표에 이어 2조6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며 주주 가치 제고에 나섰다.

SKT는 4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약 2조6000억원 규모(3일 종가 기준) 자사주 869만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 전량에 해당한다. 소각 예정일은 오는 6일이다.

SKT가 이번에 소각하는 자사주는 발행주식 총수의 10.8% 규모다. 이는 국내 4대 그룹 자사주 소각 사례 중 발행주식 총수 대비 물량으로는 최대에 해당한다. 금액으로는 삼성전자 자사주 소각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SKT 관계자는 "글로벌 자본시장과 국내외 주주들의 지지를 받는 모범적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자사주 소각은 기업이 보유한 자사 주식을 소각해 유통 주식 수를 줄이는 것을 의미한다.주주들이 보유 중인 기존 주식의 가치가 상승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 이번 소각을 통해 SKT 발행 주식 총수는 기존 8075만 주에서 7206만 주로 감소한다.

자사주 소각 영향으로 SKT 주가는 매매 재개 직후 가파르게 치솟았다. 장중 32만20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SKT는 발행주식총수의 10% 이상 주식소각 중요내용공시로 이날 오전 9시 30분까지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이번 자사주 소각은 지난 4월 인적분할 추진 발표에 이어 기업 가치와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SKT의 의지 표명으로 풀이된다. 앞서 SKT는 지난달 14일 존속회사인 AI&Digital 인프라 컴퍼니와 신설회사인 ICT투자전문회사로 인적분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SKT의 이번 결정은 선진화된 주주 환원 정책의 일환으로 SK그룹에서 강조하는 ESG 경영(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과 맥을 같이 한다. SKT 측은 이번 고강도 주주 환원 정책에 대해 시장이 진정한 의미의 주주 가치 제고 방안으로 평가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SKT는 소각 후 잔여 자사주 90만 주에 대해서는 향후 구성원 주주참여프로그램과 기 부여한 스톡옵션 등에 중장기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올해부터 시행한 구성원 주주참여 프로그램은 구성원들이 성과급의 일정 비율을 현금 대신 회사 주식으로도 받을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올해는 12만1000주 규모로 시행됐다. 구성원들이 직접 주주로 참여해 회사의 성장과 자신의 성장을 연계하는 보상체계다. SKT는 자사주를 활용한 보상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