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 “윤석열, 창당하면 올드보이 손잡을 수밖에…입당 명분 만들겠다”

2021-05-04 09:52
“정치권 인력풀 한정적…제가 당 대표 되면 입당 상황 만들어져”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5일 대구 동구의 한 카페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김웅(초선‧서울 송파갑) 의원이 4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거취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 “밖에서 새로운 정당을 만들고 오시면 결국 올드보이들하고 다시 손을 잡을 수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본인이 상당히 많은 이미지 손상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밖에서 당을 만든다고 볼 때 정치권 안의 인력풀이라는 게 되게 한정적이다”며 이렇게 말했다. 진보-보수 양측으로 결집이 된 현 정치 상황에서 윤 전 총장이 함께할 만한 정치 세력이 별로 없다는 것.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역시 지난 2016년 동교동계 등 옛 호남 정치인들과 창당했다.

김 의원은 “윤 전 총장 같은 경우엔 빨리 실전을 뛰셔야 된다. 저희 전당대회가 끝나고 저희 당에 뭔가 변화가 있으면 빨리 들어오시는 게 본인한테 유리할 것”이라며 “제가 당 대표가 되면 (윤 전 총장이 입당할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겠느냐”고 했다.

김 의원은 이어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높은 데가 저희당 지지율이 높은 데하고 다 겹친다”면서 “쉽게 말해 TK(대구‧경북)라고 하는 지지율이 가장 높다. 들어오실 때 명분이 있어야 되는데, 이번 전대에서 만들어낸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윤 전 총장과의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지금 윤 전 총장과의 개인적 인연을 따지고 보면 지금 있는 후보들 중에선 제가 가장 가까울 것”이라면서 “제가 사직을 하겠다고 나오는 날 마지막으로 뵙고 나온 분이니까”라고 했다.

검사 출신인 김 의원은 지난해 1월 문재인 정부의 검‧경 수사권 조정을 ‘거대한 사기극’이라고 비판하는 글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린 뒤 물러났다. 김 의원은 “(윤 전 총장이) 그때 ‘미안하다. 못 챙겨줘서 미안하다.’ 그런 얘기를 했다”면서 “그래서 제가 ‘제 걱정 할 때가 아니다. 총장님 걱정이나 하십시오’라고 얘길 하고 나왔다”고 했다. 그러자 윤 전 총장은 그냥 웃었다고 한다.

김 의원은 “그 때 당시 상황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를 하면서 (윤 전 총장이) 정권하고 엄청나게 대립을 하고 있던 상황이었는데, ‘총장이 아무래도 임기를 다 마치기는 어렵겠다’라고 저도 생각을 했었다. 제가 먼저 나온다고 얘기를 했다”고 했다.

김 의원은 당 대표가 될 경우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모시고 오겠다고 언급했다. 김 의원은 “적어도 그 어른한테 고맙다는 말씀은, 조금 죄송합니다는 말씀은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전화를 드려서 ‘지난 1년 정말 감사했고 위원장님 하신 말들 제가 다 적어놨다. 공부도 많이 했고 앞으로도 공부 많이 하겠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김 의원은 “‘한 번 찾아뵈러 가겠습니다’고 했더니 ‘그러면 한번 오시라’고 (하셨다)”고 설명했다. 김 전 위원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초선이 당 대표가 되면 국민의힘이 근본적으로 변화했음을 국민에 보여주는 모습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제가 봤을 때 그만한 실력을 갖고 계신 분은 별로 못 봤다. 제가 만약에 당 대표가 된다면 저는 반드시 모시고 올 것 같다”고 했다.

초선 대표론의 선두 주자인 김 의원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호조를 보이고 있다. 머니투데이와 미래한국연구소가 여론조사업체 PNR에 의뢰, 지난 3일 발표한 국민의힘 당 대표 적합도 조사(1일 조사‧그밖의사항은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서 김 의원은 3위를 기록했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가 18.0%로 가장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고, 주호영 전 원내대표가 13.4%로 그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