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 재생잠재력]② 농촌, 아이 많이 낳지만 인구는 감소… "양질의 교육인프라 필요"
2021-04-2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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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역재생잠재력지수를 제안하는 이유는 인구 감소에 영향을 주는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를 새로운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 지수는 농촌 지역의 가임기 여성이 도시보다 수적으로는 적어도 결혼을 하면 도시보다 자녀를 많이 낳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229개 시·군·구를 대상으로 산출한 지역재생잠재력지수는 군 지역, 시 지역, 구 지역 순으로 평균 지수 값이 높으며, 지수값이 2 이상인 상위지역은 모두 군 지역이었다. 지역재생잠재력지수로는 농촌이 도시보다 상대적으로 잠재력이 높게 나타난 것이다.
지수값이 2 이상으로 나온 지역은 산청군, 보성군, 신안군, 고흥군, 하동군, 의성군, 봉화군, 합천군, 군위군, 청송군, 남해군, 장수군, 완도군, 구례군, 단양군, 함평군, 고성군(경남), 진도군, 청양군 등으로 모두 군 지역이었다.
송미령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역재생잠재력지수의 의의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농촌 지역의 잠재력이 실제 지역재생으로 이어지려면 농촌 지역에서 다양하고 적절한 결혼·임신·출산·육아·보육 및 청년 유입 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며 "국가 전체의 저출산 문제 해법이 농촌 지역의 삶의 여건을 개선하는 데서 비롯될 수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미령 연구위원은 "농촌에서 아이를 많이 낳더라도 양육과 교육에 필요한 인프라가 부족하다"며 "학령이 높아질수록 농촌 지역 이탈률도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군 지역에서 태어난 아동은 유치원 입학기인 만 3세쯤 시나 구 지역으로 이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교 입학기인 만 6세에는 이탈자 수가 많아지며, 중·고등학교 입학기에도 이탈자가 증가한다.
송 연구위원은 "출산 후 아이를 지역사회가 함께 돌봐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게 중요하지만 더 나아가 아이들이 지역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양질의 교육을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며 "농촌에 살아도 도시만큼의 교육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야 지속가능한 인구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송 연구위원은 "지표 간 상관관계를 보면 15~49세 여성인구, 총 여성인구 수, 총 출생아 수, 둘째 이상 출생아 수는 0.9 이상으로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지만, 출산가능인구 비율과 둘째 이상 출생률은 –0.53으로 중 정도의 음의 상관관계였다"며 "아이가 늘어나 지역이 재생되는 곳은 지역의 분위기, 아이를 기를 수 있는 환경 조성이 더 중요한 정책적 요인임을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