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소형 아파트값 평균 10억 육박…2년 새 42% 급등

2021-04-27 09:11
'내 집 마련' 부담도 커져…집값 상승률, 연봉 상승률의 3배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11억원을 돌파했다. 26일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이 발표한 월간KB주택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4월 서울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은 11억1123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KB국민은행이 해당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2008년 12월 이후 최고 가격이다. 사진은 26일 오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의 아파트 단지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에서 중소형 아파트를 한 채 마련하는 데 필요한 돈이 평균 1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권은 이미 11억원을 웃돌았다.

27일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이 발표한 월간KB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4월 서울의 중소형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9억8658만원이었다. 2년 전 6억9422만원과 비교하면 42.1% 급등한 금액이다.

이 조사에서 중소형 아파트는 전용면적 60㎡ 초과∼85㎡ 이하를 기준으로 삼았다. 이 주택형은 신혼부부부터 3∼4인 가구까지 선호하는 인기 면적이다.

지역별로는 강남권(한강 이남 11개구)의 중소형 아파트 평균 매맷값이 11억5153만원, 강북권(한강 이북 14개구)은 8억5432만원으로 조사됐다.

강남권 중소형 아파트값은 2018년 8월 8억원을 넘긴 뒤 1년 5개월 만인 지난해 1월 9억원을 돌파했고, 다시 1년 만에 11억원을 넘겼다.

강북권의 경우 중소형 아파트값이 2019년 8월 평균 6억원대에 진입한 뒤 11개월 후 7억원을 처음 넘어섰고, 이후 6개월 만에 8억원을 넘겼다.

강남·북을 가리지 않고 최근 1∼2년 간 집값 상승세가 가팔랐음을 알 수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19년 5월 8억1700만원에 매매됐던 송파구 오금동 상아2차아파트 전용면적 84.98㎡가 지난 3일에는 12억8000만원에 실거래됐다. 2년 사이 4억6300만원 오른 금액이다.

강북권에서도 성북구 삼선동2가 삼선푸르지오 84.83㎡가 2019년 6월 6억2000만원에서 지난 3일 9억2000만원으로 3억원 올랐다.

소득보다 빠르게 오른 집값으로 무주택자들의 '내 집 마련' 부담은 커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중위소득은 234만원으로 전년 대비 14만원(6.3%) 오르는 데 그쳤다. 연봉으로 계산하면 약 168만원 늘어난 셈이다.

그러나 서울 아파트의 중간 주택값은 1년 사이 18% 뛰었다. 소득과 비교하면 상승률은 3배에 달한다.

상황이 이렇자 근로 소득자가 구매 가능한 서울 주택은 줄어들고 있다. 중위 소득 가구가 구입하기 적절한 주택 수의 비율을 의미하는 주택구입물량지수(K-HOI)는 급격히 하락했다.

작년 말 서울 주택구입물량지수는 6.2로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2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서울의 경우 중위 소득 가구가 대출까지 활용해도 살 수 있는 아파트가 전체의 6.2%에 불과하다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