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3년…고신용자 위주 '안전한 장사'
2021-04-25 21:25
1~3등급에 중금리 사잇돌대출 66% 집중
금융혁신ㆍ경쟁 촉발 등 기술부문은 성과
금융위 "절반의 성공"…저신용 대출 강화
금융혁신ㆍ경쟁 촉발 등 기술부문은 성과
금융위 "절반의 성공"…저신용 대출 강화
"절반의 성공이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에 정부가 내린 평가다. 인터넷은행의 사잇돌대출 취급 실적을 두고선 "부끄럽다"고도 했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금융산업국장은 지난 23일 기자들에게 중금리대출 제도개선안을 설명하면서 "인터넷은행은 2017년 출범한 후 3년 동안 기술적인 부분에는 혁신적인 변화를 일으켰지만, '혁신적인 방법'을 통한 중금리대출 공급은 미흡하다는 것이 정부와 시장의 냉정한 평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중금리대출 시장에서 인터넷은행을 어떻게 평가하냐는 질의에 대한 답변이었다.
실제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지난해 취급한 사잇돌대출은 1~3등급 고신용 차주에게 66.4%가 공급됐다. 사잇돌대출은 대출채권에 부실이 발생해도 예금보험공사가 90% 이상 지분율을 보유한 SGI서울보증이 100% 보증하는 정책 중금리 상품이다. 정부가 보증하는 것은 중저신용자에게 공급을 늘리라는 취지지만, 인터넷은행은 이마저도 관리하기 쉬운 고신용자에게 집중 취급해온 셈이다. 권 국장은 "자체 중금리상품을 개발하기보다 보증부대출(사잇돌대출)을 고신용자에게 66% 공급하는 부분은 부끄러운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비보증부 상품인 민간 중금리대출을 포함한 실적도 좋지 않았다. 인터넷은행이 취급한 전체 가계 신용대출 가운데 4등급 이하 중·저신용층 차주에게 취급한 대출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12.1%에 불과했다. 이는 국내 은행(24.2%)의 절반에 그치는 수준이다.
한편 권 국장은 금융지주사의 인터넷은행 설립과 관련해선 "아직 은행연합회에서 건의해온 바가 없다"며 "어떤 내용인지 봐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은행연합회는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를 대상으로 인터넷은행 설립에 대한 수요 조사를 벌였고, 해당 조사에서 상당수 지주가 100% 지분을 보유한 인터넷은행 자회사 설립을 원한다는 뜻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