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중정서에 불매운동 본격화...베트남서 철퇴맞은 'H&M’

2021-04-22 06:00
현지 온라인플랫폼, 'H&M’브랜드 판매중단 선언
베트남서 남중국해 9단선 표시한 지도에 불매운동 불붙어

베트남 내 H&M 매장[사진=베트남 Afamily 매거진 온라인판 캡처]

베트남에서 반중(反中) 정서가 확산되면서 세계적인 스파(SPA) 브랜드인 'H&M’이 철퇴를 맞고 있다. 베트남 일반소비자들의 분노에 이어 현지기업들까지 가세하면서 현지에서 성장가도를 달리던 'H&M’이 위기를 맞고 있는 모습이다.

20일 베트남 현지언론에 따르면 베트남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파도(Fado)는 "H&M 제품 거래를 무기한 중단한다"며 최근 공지를 올렸다. 지난 2014년 창업한 파도VN은 베트남에서 티키, 라자다, 쇼피 등에 이어 7번째로 규모가 큰 업체다.

닷팜(Dat Pham) 파도VN 회장은 “모든 H&M 제품 거래를 중단하기로 했다”며 “우리는 베트남 회사이기 때문에 베트남의 주권을 존중하지 않는 브랜드와 협력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문제는 지난 3일 H&M 공식 홈페이지의 지도에 중국이 일방적으로 그어 놓은 ‘남중국해(배트남명:동해) 9단선’이 표기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스웨덴 패션 브랜드 H&M은 중국의 비난 여론에 따라 남중국해 9단선을 표시했다고 해명했지만, 이 같은 행동은 즉시 베트남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베트남 누리꾼들은 왜 중국의 눈치만을 보느냐며 H&M 측이 베트남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불매운동을 지속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트남 한 매체는 “해당지도에서 파라셀 군도가 베트남 영토로 표시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번 일로 베트남의 해양주권이 침해받게 됐다”고 강조했다.

남중국해 9단선은 중국의 마오쩌둥 전 국가주석이 남중국해 산재한 도·서를 따라 그은 U자 형태의 9개 선이다. 중국은 이 선을 기준으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고 필리핀·베트남 등 남중국해를 접하고 있는 여타 국가들은 남해 9단선이 자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침해한다며 반발하여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다.

앞서 2016년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는 중국의 남해 9단선은 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지만, 중국은 PCA의 판결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H&M은 최근 베트남 젊은층에게 수요가 높은 3대 SPA 브랜드 중 하나다. 지난 2017년 호찌민시에 첫 번째 매장을 열었고 현재는 베트남 전역의 주요 쇼핑몰에 12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파도의 거래중단 선언 등 잇따른 현지 비판여론과 관련해 H&M의 공식발표는 아직 없는 상황이다.


 

페이스북에서 베트남 누리꾼들이 H&M 보이콧(불매)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사진=페이스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