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를 찾아서] HMM① 배재훈 사장, 20분기 연속 적자 끊어내고 흑자전환 견인

2021-04-19 06:00

“어떤 기업이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의 차이는 그 기업에 소속돼 있는 사람들의 재능과 열정을 얼마나 잘 끌어내느냐 하는 능력에 의해 좌우된다.” 토마스 제이 왓슨 전 IBM 회장이 남긴 말이다. 기업 구성원의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것은 최고경영자(CEO·Chief executive officer)의 역할이다. 이는 곧, 기업(Company)은 리더(Chief)의 역량에 따라 흥할 수도, 망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만큼 기업에서 리더의 역할은 중요하다. 아주경제는 기업(Company)의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다양한 C(Chief : CEO or CFO or CTO)에 대해 조명해보려 한다. <편집자 주>

지난해 초까지 20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던 HMM(옛 현대상선)이 배재훈 사장의 지도력에 힘입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 2016년 한진해운이 파산하고 HMM의 대주주가 산업은행으로 바뀌는 등 국내 해운업 전체가 홍역을 치른 뒤 맞이한 흑자전환이라 의미가 남다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배 사장의 체질 개선 덕에 HMM이 사상최고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8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은 지난해 영업이익 9808억원을 기록해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20억원 순손실이 반영된 실적이다. HMM은 2015년 1분기 42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이후 20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그 결과 2015~2019년 동안 2조3779억원에 달하는 적자가 누적돼 왔다.
 

[사진=HMM 제공]
 

HMM의 흑자전환은 코로나19 확산과 관계가 깊다.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 초 급감했던 글로벌 물동량이 지난해 2분기부터 급격히 늘어나면서 선박 운임이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해 내내 저유가 기조가 지속된 덕에 HMM 등 해운사들은 비용마저 절감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적자 기조를 반전시킬 만한 기초체력을 만든 것은 2019년 3월 취임한 배 사장의 공로가 적지 않다. 배 사장은 취임한 이후 HMM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데 앞장섰다.

이는 머스크·MSC 등 글로벌 대형 해운사가 대형선을 앞세워 물량을 독식하는 상황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다만 2015년 연결기준 부채비율이 2499.1%를 기록했던 적자 기업 HMM으로서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실제 당시 적자 기업에 대형선을 투입할 경우 빚만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배 사장이 강경하게 밀어붙인 끝에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었다. 그 결과 HMM은 지난해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을 인도받아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데 성공했으며, 코로나19로 인한 운임 상승과 맞물려 HMM의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아울러 HMM이 규모의 경제를 이뤄낸 덕에 지난해 4월부터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의 정회원으로 활동할 수 있게 된 것도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됐다. 디 얼라이언스는 독일의 해운사인 파하그로이드와 대만의 양밍해운 등이 결성한 글로벌 3개 해운동맹이다. HMM이 디 얼라이언스에서 활동함으로써 물동량을 순조롭게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배 사장은 올해 다시 한 번 HMM의 최대실적 경신을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올해도 코로나19 확산 영향이 지속되면서 선박 운임이 치솟고 있는 덕이다. 아울러 올해는 1분기부터 흑자가 예상돼 지난해보다 영업이익이 더욱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장기적인 먹거리도 준비하고 있다. HMM은 정부의 방침에 따라 1만3000TEU급 선박 12척을 추가로 인도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 이들 선박은 8000~1만TEU급 중형 선박이 많은 HMM의 미주 노선에 투입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HMM의 미주노선 선대는 노후화로 인해 연료 효율이 떨어지고 황산화물 등 탄소배출도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HMM이 미주 노선 선박을 보강한다면 운송비가 30%가량 절감돼 실적과 경쟁력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관측된다.
 

배재훈 HMM 사장. [사진=HMM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