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새 엠블럼 달고 등장한 'K8'...편안한 주행감에 고품격 사운드까지

2021-04-16 06:30
14개 '나텍 스피커'로 공연장 온 듯한 느낌
그랜저보다 25㎜ 길어진 전장 '동급 최강'
'에르고 모션 시트'로 운전 피로도 최소화

기아의 준대형 세단 'K8'. [사진=기아 제공]
 

"준대형 세단을 새롭게 정의하겠다."

기아가 지난 8일 'K8'을 출시하며 밝힌 포부다. K8은 기아가 30년 만에 사명과 엠블럼을 바꾸고 내놓은 첫 모델이다. 상징성이 큰 만큼, 기아는 기존 모델명 'K7' 대신 새 이름 K8을 붙였다. 크기, 디자인, 상품성 등 모든 면에서 한 단계 진보해 준대형 세단 차급에서 기아의 존재감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그랜저'보다 큰 차체··· 고급스러운 실내 

지난 12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 서울에서 경기 남양주 한 카페까지 왕복 약 80㎞ 구간을 달리며 K8을 체험했다. 첫인상은 준대형 급에 걸맞게 웅장하면서도 역동적이었다.

전장을 현재 이 시장 최강자인 현대차의 '그랜저'보다 키우고, 전고는 낮춰 날렵하게 디자인한 덕분이다. K8의 전장은 5015㎜, 전폭은 1875㎜, 전고는 1455㎜인데, 그랜저와 비교해 전장이 25㎜ 길고, 전폭은 같다. 전고는 그랜저보다 15㎜ 낮다. 실내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축거)는 2895㎜로, 그랜저(2885㎜)보다 10㎜ 길다.

테두리가 없는 '범퍼 일체형 라디에이터 그릴'은 다이아몬드 패턴을 적용해 세련됐다. 그릴 양옆에 위치해 주간주행등과 방향지시등의 기능을 하는 '스타 클라우드 라이팅'에도 다이아몬드 패턴이 적용됐는데, 점등될 때마다 별이 깜빡이는 듯했다. 

전면부가 화려한 반면, 후면부는 깔끔하고 단순했다. 좌우 리어램프를 하나의 선으로 연결한 '리어램프 클러스터'는 차폭을 더욱 넓어 보이게 했고, 바로 아래 위치한 기아의 새 엠블럼은 차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실내 디자인은 간결하면서도 고급스러웠다. 운전석 문에서 시작한 원목 느낌의 '우드 그레인' 장식은 전면부를 거쳐 동승석 문까지 1열을 감싸듯 이어졌다. 나파가죽 퀼팅 시트는 편안한 착좌감을 제공했다.

특히 '에르코 모션 시트'는 시트 도어 방향의 버튼을 조작하면 골반, 허리, 전신을 선택해 피로 완화 운동을 해줬다. 자극이 세지 않아 운전에 크게 방해되지 않으면서도, 피로를 덜어줬다. 또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변경하니 시트를 알아서 조절해 몸을 꽉 잡아줬다. 정차 상태에서 '릴렉션 컴포트 시트' 버튼을 누르니 핸들이 자동으로 올라가고, 시트가 뒤로 젖혀지며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해줬다.
 

기아의 준대형 세단 'K8'. [사진=기아 제공]
 

◆풍부한 사운드··· 사전계약 첫날 '신기록'

주행 중 돋보이는 것은 '메리디안 프리미엄 사운드'였다. 기아는 영국 메리디안과 현대모비스가 공동 개발한 이 시스템을 K8에 처음으로 탑재했다. 14개의 '나텍 스피커'를 장착해 마치 공연장에 있는 듯한 현장감과 입체감을 줬다. 이날은 비가 내렸는데, 차량 속도 변화에 따라 오디오 음량과 음질을 자동으로 보정해주는 '인텔리-큐' 기능 등으로 음악을 즐기며 운전할 수 있었다.

이날 시승 차량은 3.5가솔린 시그니처트림(등급)으로, 폭발적인 가속력과 우수한 주행성, 뛰어난 제동력도 보여줬다. 최고출력 300PS(마력)과 최대토크 36.6kgf·m의 동력성능을 기반으로, 전륜 기반 AWD 시스템과 전자제어 서스펜션을 적용한 덕분이다. 시승을 마친 뒤 계기판에 기록된 복합연비는 11.6㎞/ℓ였다. 공인 연비(10.6㎞/ℓ)보다 우수했다. 

기아는 K8을 2.5 가솔린, 3.5 가솔린, 3.5 LPI 3가지 엔진으로 운영하며, 1.6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는 다음달 중 출시 예정이다. 판매가격은 △2.5 가솔린이 3279만~3868만원 △3.5 가솔린이 3618만~4526만원 △3.5 LPI가 3220만~3659만원이다.

K8은 지난달 23일 사전계약을 시작했는데, 첫날 계약대수가 무려 1만8015대에 달했다. 기아 세단 역대 최다 실적을 기록한 것은 물론, 그랜저가 2019년 11월 세운 기록(1만7294)도 깼다. 직접 시승해 본 결과 뜨거운 초기 반응이 납득이 갔다. 
 

기아의 준대형 세단 'K8' 실내. [사진=기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