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人㉛] “실구매자‧잠재 소비자 연결하는 이커머스 생태계 구축하죠”
2021-04-15 07:48
‘대세’라는 말이 있다. 시장의 변화에 한발 앞선 대세를 좇아야 큰 흐름을 놓치지 않는다. 라이브커머스와 명품 커머스, 중고시장의 열풍을 예의주시해야 할 필요성이 여기에 있다. ‘영상 리뷰’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 또한 같다. 이커머스와 함께 성장하는 리뷰 시장에서 영상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외를 통틀어 가장 먼저 영상 리뷰 시스템을 도입해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인덴트코퍼레이션 역시 주목해야 할 기업이다. 이커머스 생태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고 있는 젊은 창업가, 윤태석 대표를 성수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인덴터들의 혁신
- 간단하게 회사 소개를 해달라
내부적으로 ‘인덴터’라고 부르는 팀원은 총 15명이다. 모두가 책임감이 강하다는 것이 자랑거리다. 모두 제 기대 이상의 책임감을 가지고 있는 덕분에 완전 자율 근무제를 적용하고 있다.
- 영상 리뷰로 이커머스 생태계를 어떻게 혁신하겠다는 건가
지금은 미디어 커머스 시대다. 많은 업체가 자극적인 마케팅 콘텐츠를 만들어서 소비자 접점을 극대화하고 있다. 잠재 소비자도 제품이 궁금하면 항상 커머스에 물어봤다. 실구매자에 접촉해 물어볼 경로는 없었다. 이 때문에 제품을 배송받기 전에는 만져볼 수도, 경험할 수도 없는 치명적인 단점이 생겼다.
우리는 이 문제를 소비자 영상 후기로 해소하려 한다. 더 나아가 실제 구매자와 잠재 소비자가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오프라인에서는 만지고 입으면 되지만, 이커머스에선 안 되니 정보 불균형이 생긴다. 우리는 이런 정보 불균형을 해소하려고 한다.
- 인덴트코러페이션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고 들었다
현재 2000개 넘는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다. 처음 서비스를 시작할 때만 해도 레퍼런스를 찾기 어려웠다. 아마존조차도 우리보다 6개월 늦었다. 동영상 리뷰에 대한 요구는 3~4년 전부터 있었다. 영상 리뷰를 효과적으로 생산하고, 커머스에 활용한 것은 인덴트코퍼레이션이 가장 빨랐다.
지금은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동영상 후기를 기반으로 한 커머스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있어 다행이다. 혼자 가면 힘든데, 다들 이렇게 따라와 주니 힘을 받고, 소비자들의 영상 후기에 대한 심리적 장벽도 낮아지고 있는 것 같다.
영상 후기 시스템은 시장에 많이 들어와 있다. 또, 시간이 지날수록 한 명당 올리는 영상 후기 개수도 늘어나고 있다. 소비자들의 심리적인 장벽이 낮아지면서 친근해지고 있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 타사 시스템과 어떤 차별점이 있나
기존 리뷰 시스템은 텍스트와 사진 중심이었다. 여기에 '사용자의 경험과 환경(UI‧UX)'이 맞춰져 있다. 영상 리뷰를 올릴 수 있게 만들어 놓긴 했지만, 정작 콘텐츠는 많이 생성되지 않는다. 아마존만 해도 한 제품의 리뷰가 오만 개 있어도 영상은 2~3개뿐이다.
핵심은 리뷰를 담을 그릇이 아니라 리뷰의 생산에 있다. 우리는 동영상 리뷰를 메인으로 잡고 극단적으로 UI‧UX를 개선하고, 카카오톡 챗봇 시스템을 도입했다. 아마존 앱이 있고, 위메프, 쿠팡도 있지만, 리뷰를 올릴 때 소비자 경험은 다 다르다. 반면, 카카오톡은 똑같다. 리뷰 올리기도 친구랑 대화하듯 하면 된다.
'뉴 이커머스’ 첫발, ‘마이 브이리뷰’
- 이커머스는 많은 제품을 빠르고 싸게 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소비자는 이 장점을 보고 오프라인 대신 온라인으로 상품을 구매한다. 인덴트코퍼레이션은 이커머스 시장의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 사업을 시작했지만, 이미 소비자들은 이커머스의 편리함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굳이 브이리뷰를 만들어 추가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는 건가
비대면 시대다. 저희 부모님도 온라인으로 상품 구매 전혀 안 하셨는데, 코로나19 이후로 컬리와 쿠팡을 사용하신다. 그런데 엄청 실패하신다. 과자, 빵 하나를 사셨는데 한 입 먹고 안 드신다. 본인 생각과 다른 맛이라는 거다.
시대가 점점 이커머스로 간다고 해서 소비자가 실패하는 경험이 줄어들지는 않는다. 오히려 더 심해졌다. 몇몇 업체는 부실한 제품을 만들어 놓고 자극적인 마케팅 콘텐츠에만 신경 쓴다. 지금은 신뢰가 바닥으로 내려와 있는 상태다. 오히려 제품 상세 페이지도 없었던 그 시절에 만족감이 높고, 더 많은 사람이 사용하는 현재 소비자 신뢰도는 낮아진 상태다.
커머스의 본질은 물류의 편리함에 있다. 내가 집에 앉아서 그 제품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과 빠른 배송, 한자리에서 여러 제품 볼 수 있다는 데 있다. 반면, 지금 커머스는 90%가 마케팅이다. 이 지점에서 영상 리뷰에 대한 니즈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소비자 신뢰도를 높이는 영상 리뷰는 생생하고, 지금 현시대에 가장 맞는 콘텐츠다.
- 지난해 말에는 ‘마이 브이리뷰’를 론칭했다
소비자들은 자신이 올린 영상 리뷰를 소중하게 생각한다. 어떤 제품을 구매하고, 리뷰를 올렸는지 관리하고 싶어 한다. 이를 충족하기 위해 자신이 올린 후기 영상을 한번에 볼 수 있는 페이지를 만들었다. 다른 쇼핑몰에서 물건을 사면 해당 사이트 안에 있는 내역만 확인 가능하지만, 인덴트코퍼레이션 고객사에서 제품을 사고 영상을 올리면 여러 커머스의 구매 이력과 리뷰를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다. 향후에는 이런 후기들을 기반으로 한 생태계를 만들어 보려 한다. 리뷰어가 판매에 도움이 되는 영상을 만들면, 수익을 지속해서 제공하는 페이지를 구상하고 있다.
- 후기를 기반으로 한 커머스 생태계는 무엇인가
유튜브를 예를 들어 보자. 한 유튜버가 술안주로 족발을 사서 먹었는데, 그 족발집의 3주 누적 매출이 6억원이었다. 업체와 계약이 돼 있지 않은 유튜버는 고작 스트리밍 광고비 350달러만 받았다. 영상의 경제적인 가치는 굉장히 높은데, 유튜브 내 광고 모델로 콘텐츠를 평가하다 보니 저평가될 수밖에 없다. 이 간극은 결국 커머스로 채워야 한다.
리뷰어는 원하는 제품을 구매해서 사용해보고, 만족한 경험을 영상으로 올리면 된다. 리뷰를 보고 또 다른 고객이 물건을 샀다면 일정 수익을 크리에이터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잠재 소비자들과 실구매자들이 영상 후기로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준비하고 있다.
리뷰 시스템만 놓고 보면 대부분 비슷하다. 시스템을 누가 더 예쁘게 만들어 놨느냐의 차이는 있지만, 거의 완전 경쟁 시장으로 넘어가고 있다. 인덴트코퍼레이션은 처음부터 유혈 경쟁 대신 신뢰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려고 했다. 다른 리뷰 시스템은 이커머스에 들어가 있지만, 우리는 그곳에서 나와 브이리뷰에 영상을 모은다. B2C 플랫폼과 함께 시장을 혁신해보려 한다.
유튜버 뒤를 잇는 브이리뷰어
- 결국 리뷰어들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 같다. 이들이 후기를 공들여 찍게 하려면 수익으로 연결돼야 하는데, 영상 콘텐츠를 유튜브가 아닌 브이리뷰에 올릴 이유가 있을까
매출을 기반으로 브이리뷰어들에 보상해 줄 계획이다. 리뷰로 특정 업체의 매출이 올랐다면 일부분을 돌려주는 방식이다. 같은 트래픽이면 유튜브 보다 60배 많은 수익을 제공할 수 있다. 위 유튜버 사례로는 350달러가 아닌 30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이렇게 수익이 나면 기업과 직접 계약해서 뒷광고 논란을 감수할 필요가 없다.
우리가 원하는 그림은 기업과 리뷰어가 관계를 아예 끊는 거다. 리뷰어는 자신이 원하는 제품을 사서 영상을 올리고, 커머스는 매출이 오르면 합당한 수익을 제공하기만 하면 된다. 마케팅이 아닌 물류와 제품에만 집중하라는 거다. 마케팅은 실구매자가 입소문으로 내주면 된다.
향후 영상 리뷰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업체가 리더가 될 거다. 이 때문에 우리는 누구보다 많은 영상을 보유하려 노력을 하고 있다.
- 초‧분 단위가 아닌 한 시간씩 리뷰하는 영상도 나올 수 있겠다
유튜브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얼마나 오래 보느냐에 따라서 수익이 달라지기 때문에 길 수 밖에 없다. 제품에 대한 설명보다도 재미가 있어야 한다.
우리는 조금 다르다. 정보성 있어야 하고, 길이가 짧아도 제품의 포인트를 잘 살려야 구매에 효과적이다. 아직 어떤 형태가 좋은 후기라고 단언하긴 어렵다. 유튜브 같은 형태일 수도 있고, 30초짜리일 수도 있다.
유튜브도 동물원에서 이상한 소리를 내는 허접한 영상으로 시작했다. 시간이 흘러 유튜브가 시스템과 수익화 방안을 제공하니 크리에이터가 알아서 콘텐츠를 맞췄다. 저희도 브이리뷰 형태나 플랫폼을 제공하면 거기에 맞는 이상적인 콘텐츠를 리뷰어가 만들어 낼 거로 생각한다.
- 커머스 시장의 미래는 어떻게 보나
본질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케팅만 신경 쓰는 게 아니고 치명적이면서 근본적인 단점, 제품 받아 보기 전에는 사용해 볼 수도 만져볼 수도 없다는 그 단점과 정보 불균형을 없애는 방향으로 흘러가야 한다.
투자사인 퓨처플레이의 류중희 대표가 업계에 오래 종사하고, 깊이 고민하면 꽤 유의미한 확률로 다가올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미래가 다가올 때 현실에서 대응하지 못하는 갭은 분명히 존재할 거고, 현재의 기술로 그것을 채워나가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이미 강남언니, 화해 등 리뷰 플랫폼 업체들이 나오고 있다. 곧 이커머스도 마케팅 중심이 아니라 실구매자 리뷰와 잠재 소비자가 소통하는 시기가 올 거다. 인덴트코퍼레이션도 이 변화에 브이리뷰로 대응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