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환율 전망대> 삼성전자 배당금에 쏠린 시선

2021-04-12 10:54
삼성전자 16일 배당금 지급...외국인 몫만 7.7조원
KB금융, SK하이닉스 등도 배당금 지급...관련 역송금 수요 70억 달러 이상

[사진=게티이미지]


이번주 서울 외환시장은 삼성전자의 배당금 지급에 따른 외국인 주주들의 역송금 환전 물량에 촉각을 곤두세울 전망이다. 일단은 원∙달러 환율의 상승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에 삼성전자의 외국인 주주들이 지급받는 배당금이 무려 7조7000억원으로 이 물량이 100% 환전될 경우 68억 달러라는 달러 매수 물량이 발생하게 된다. 현재 서울 외환시장의 하루 거래량이 80억 달러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하다.

지난주부터 국내 주요 기업들의 배당금 지급이 시작된 가운데 이번주에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KB금융지주와 SK하이닉스 등의 배당금 지급이 예정되어 있다. 이번 배당금 시즌이 정점을 맞이한다. 서울 외환시장은 매년 3월과 4월 중 국내 주식 투자로 배당금을 지급 받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본국으로 이를 역송금하면서 발생하는 달러 매수세에 영향을 받곤 한다.

이 때문에 지난주 전반적인 금융시장의 위험선호 분위기속에 1110~1120원대로 레벨을 조금 낮춘 원∙달러 환율이 얼만큼의 상승 압력을 받으며 레벨을 높일지가 관심이다. 삼성전자의 배당금 지급일이 16일인 만큼 최대 70억 달러에 이르는 이번 물량이 주 후반에나 등장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에 앞서 시장 참가자들의 롱 마인드가 커지면서 환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지난주 낮아진 거래 범위가 이번주에는 다시 1120~1140원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있는 가운데 3월 초순 이후 환율의 상단으로 자리잡은 1140원선을 뚫고 올라설 가능성도 감안해야 한다.

물론 이 롱 포지션들 때문에 정작 역송금 달러 매수세가 유입되더라도 그 영향이 반감될 수는 있다. 아울러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 배당금을 국내 증시에 재투자하거나 시차를 두고 환전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그럴 경우엔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인 수준에 그치거나 오히려 환율이 오르기를 기다렸던 시장참가자들이 실망 매물을 내놓으면서 환율이 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외환시장에서는 대표적인 달러 공급 주체들인 국내 수출업체들이 배당금 시즌, 특히 삼성전자의 배당금 지급일을 전후해 환율이 오르기를 기다린다는 얘기도 나온다.

대외 변수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금융시장의 위험선호 분위기와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느냐가 이번주 서울 환시의 중요한 관전포인트다.

미국의 확연한 경제 회복세를 나타내는 신호가 이곳저곳에서 깜빡이고 있는 가운데, 주춤하고 있는 미국채 금리 상승세가 재개될 가능성도 있다. 그럴 경우 시장의 위험선호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으면서 원∙달러 환율은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 미국채 금리 상승은 달러화도 강세로 돌려세울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14일 워싱턴 이코노믹 클럽 행사에서 어떤 얘기를 할지도 관심이다. 미국 증시는 기업들의 실적 발표 시즌인 어닝 시즌을 맞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