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선거 앞두고 서울 아파트 숨 고르기…재건축 단지는 강세

2021-04-06 14:42
3월 서울 아파트시장, 거래량 줄고 상승세 둔화

서울 강남구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아파트 시장이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전반적으로 거래량이 줄고 가격이 둔화하는 가운데, 서울시장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재건축 추진 단지들의 국지적 강세는 이어지고 있다.

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다섯째 주(29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101.0으로, 지난주(104.1)보다 3.1포인트 내려가며 기준선(100)에 바짝 다가섰다. 

이 지수는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수요보다 많음을,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음을 의미한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정부의 2·4 주택 공급대책 발표 이후 중장기적으로 서울 인근에 아파트 공급이 충분히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기면서 30대를 중심으로 번지던 '패닉 바잉'(공황구매)이 잦아들었고, 금리 인상 움직임에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세금 인상 우려까지 더해지며 매수심리가 꺾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민간 통계에서도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는 둔화했다. KB부동산 리브온의 월간 통계에서도 3월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1.33%를 기록했다. 2월 상승률(1.6%)보다 0.27%포인트(p) 준 것으로 지난해 12월(1.32%) 이후 처음이다. 

매매가격 전망지수도 2월보다 14p 떨어진 108을 기록, 지난해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값이 오를 것으로 전망한 이들이 줄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거래량도 줄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5일 기준 3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055건으로 하루 평균 약 66.3건이다. 올해 1월(185.6건)은 물론 2월(137.6건)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다만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서울 재건축 추진 단지들의 아파트값은 여전히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지난 2월5일 0.17%에서 지난 2일 0.07%로 두 달 연속 오름폭이 둔화했는데, 서울 재건축 추진 단지는 올해 들어 1.83% 올라 일반 아파트값 상승률(1.47%)보다 0.36%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 금리 인상,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보유세 부담 우려가 더해지며 시장의 관망세가 짙어지는 분위기지만,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주요 후보들이 재건축 규제 완화를 언급하면서 기대감이 커지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공시가격이 크게 오르고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 중과가 예고된 상황에서 보유세 과세 기준일인 6월이 다가오면서 매물이 하나둘씩 나오며 가격 상승세가 꺾일 수 있다는 전망도 함께 나온다.

업계에서는 서울 부동산 시장 하락·폭등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서울시장 보궐 선거 결과에 따라 시장 흐름이 일시적으로 달라질 수는 있지만, 선거는 일회성 이벤트"라면서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본격 조정이나 추세적 하락으로 보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