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억 갚아라"…북한기업, 남한업체 상대 첫소송 오늘 판결

2021-04-06 00:05
"북한산 아연 공급하고도 돈 못받아"
계약 9년 뒤 서울중앙지법에 소송내

북한 평양 전경. [사진=연합뉴스]


북한 기업이 남측 업체에 손해배상을 요구한 소송 결과가 6일 나온다. 북측 업체가 우리 기업을 상대로 낸 첫 소송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27부는 이날 오전 10시 10분 평양에 있는 A기업이 남한 B기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대한 선고공판을 연다.

아연 가공수출업체인 B사는 지난 2010년 2월 북한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 소속 A사와 북한산 아연 2600여t을 600만 달러(약 67억원)에 구매하는 계약을 맺었다. 대금 중 14억원은 중국 국적 중개회사를 통해 보냈다.

하지만 그해 3월 천안함 피격 사건이 터지고 당시 이명박 정부가 5·24 대북제재 조치로 응수하면서 남북 교역·교류가 바로 중단됐다.

2019년 8월 A사는 국내 대북 사업가를 통해 우리 법원에 소송을 냈다. 아연 수출 대금 67억원 가운데 53억원을 못 받았으니 지급하라는 것이다. B사는 중국 중개업소에 잔금을 이미 줬다며 맞서고 있다.

이번 소송은 북측 업체가 우리 기업을 상대로 낸 첫 소송이다. 우리나라 헌법은 북한 지역까지 주권과 헌법·법률을 적용한다. 따라서 남측 대리인을 내세우면 북측 기업도 남한에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