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재보선] 오세훈 ‘용산참사’ 후폭풍…與 “끔찍한 언행”, 정의당 “시장 자격 없다”
2021-04-01 14:52
민주노총 “욕도 아깝다”
오 후보는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에서 2009년 6명의 목숨을 앗아간 용산참사에 대해 “과도하고 부주의한 폭력 행위 진압을 위한 경찰력 투입으로 생겼던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사후 처리를 서울시가 맡아서 했던 것이라는 (사건의) 본질을 일단 알고 계셔야 할 것 같다”며 “재개발 과정에서 전철연(전국철거민연합회)이라는 시민단체가 가세해 매우 폭력적인 형태의 저항이 있었다. 쇠구슬인가 돌멩인가를 쏘며 저항하고 건물을 점거했는데, 거기에 경찰이 진입하다 생겼던 참사”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임차인 권익이 최대한 보장되지 못하고, 투쟁과 갈등이 나타난 건 분명히 책임을 느껴야 할 대목”이라며 “여러 번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오 후보가 용산참사 피해자와 유가족을 모욕했다고 비난하며 후보직 사퇴를 요구했다.
박영선 후보 캠프 측은 “국민 목숨은 안중에도 없는 섬뜩한 권력자의 모습”이라며 “'MB(이명박 전 대통령) 아바타'라는 말이 과언이 아니다. 끔찍한 언행”이라고 평가했다.
이낙연 민주당 상임 선거대책위원장은 1일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오 후보의 발언은 참으로 끔찍하다. 기억 앞에 겸손할 게 아니라 사람 앞에 겸손해야 한다”며 “사회적 약자를 보듬고 살피는 것이야 말로 정치인의 제1덕목인데, 오 후보의 인식은 비정하기 짝이 없다”고 비난했다.
정의당 역시 “용산참사를 희생자 탓으로 돌리는 오 후보는 시장 자격이 없다”고 질타했다.
여영국 정의당 대표는 이날 “오 후보가 용산참사의 책임을 철거민 탓으로 돌리는 듯한 발언을 했다”며 “기억 앞에 겸손하다는 오 후보에게는 시민 앞에, 특히 사회적 약자 앞에서의 겸손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용산참사는 오 후보가 서울시장으로 있을 때 발생한 비극으로, 책임자로서 석고대죄를 해도 부족한 마당에 십년이 더 지나서까지 희생된 분들을 모욕한 셈”이라며 “게다가 생존권을 위한 사회적 약자의 싸움에 오 후보는 여전히 불법이라는 꼬리표를 붙이고, 폭력적인 공권력을 옹호했다. 개발독재 시절의 망령이 서울시장의 자격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도 오 후보의 이 같은 발언에 “욕도 아깝다”고 한줄 평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