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탄소중립, 같이 해요
2021-03-31 19:00
화석연료인 석탄과 휘발유, 천연가스는 탄소에 수소가 결합한 물질이다. 오랜 기간 땅속에 묻혀 있던 화석연료를 산업혁명 이후 인류가 대량으로 캐내 소비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연료 속 탄소와 대기 중 산소가 결합한 이산화탄소(CO2)가 대기 중에 방출되면서 자연의 균형 잡힌 이산화탄소 농도를 훨씬 초과해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다.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가 바로 그것이다.
극지의 고대 얼음 속 기포 분석을 통해 과거 수십만년간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275~280ppm 정도였음이 밝혀졌다. 이후 미국의 과학자 찰스 데이비드 킬링이 1958년에 하와이 고산지대인 마우나로아에서 측정한 농도는 315ppm이다. 이는 점차 증가해 2008년엔 385ppm으로 올라갔고, 2019년 대기 중 평균 농도는 409.8ppm까지 높아졌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지구의 온도가 산업혁명 이전보다 1℃ 오른 가운데, 2100년까지 이 상승 폭을 1.5℃ 이내로 막아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를 위해서는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흡수량이 같은 탄소중립을 달성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우리 정부도 지난 연말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며 대전환을 시작했다. 화석연료를 청정에너지로 전환하고, 이와 함께 에너지 효율 제고, 무공해차 보급, 철강·시멘트·석유화학 등 주요 산업의 탈탄소기술 개발 등을 추진할 것이다. 국제사회와 정부의 의지는 어느 때보다 높다. 우리 모두의 관심과 참여가 더해진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생활 속에서 쉽게 실천할 방법을 찾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최근 환경에 부담을 덜 주는 포장재를 사용한 제품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있음을 목도하고 있다. 재활용을 방해하는 라벨을 뗀 음료 용기의 매출 상승이나 매장 내 리필스테이션 이용 증가 등이다. 환경에 부담을 주는 행위에 대한 잠재적인 부채 의식의 발로라고 할까?
이제는 '힘들더라도 지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쉽게 환경을 지킬 수 있는 아이디어로 승부했으면 한다. 대표적인 모델이 그린카드 사업이다. 환경부와 환경산업기술원, 금융기관, 녹색제품 생산기업과 유통매장이 협력한다. 그린카드로 녹색제품을 사면 구매금액의 5∼20%를 포인트로 보상한다. 지난 10년간 2000만장이 발급돼 소비자 활용도가 높은 카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는 탄소중립에 맞게 저탄소 인증제품 구매, 대중교통 이용, 수소차와 전기차 충전소 이용, 자전거 대여 등 탄소중립에 기여하는 경제활동에 추가로 포인트를 지급할 것이다. 나의 실천이 저탄소 사회로의 전환에 기여할 뿐 아니라 가정경제에도 이득이 된다는 인식이 확산하기를 기대한다.
코로나19로 지난해 우리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탄소중립이 부담인 영역이 분명히 있다. 그러나 탄소중립은 우리가 나아가야 할 분명한 방향이다. 경제성장을 지상 가치로 살아온 인류의 기존 삶의 철학과 방식을 바꾸는 대전환이 반드시 이루어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