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중연대] '동맹 힐러' 블링컨의 마법 통해나…中·EU 투자협정 벼랑끝

2021-03-25 22:04

중국과 유럽연합(EU)의 포괄적투자보호협정(CAI)이 벼랑끝에 섰다. 중국 인권탄압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격화하고  양측 경제협력 강화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던 협정 자체가 깨질 수 있다고 CNN이 24일(이하 현지시간) 지적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최근 EU와 중국의 외교 관계는 크게 악화했다. EU는 미국, 영국 등과 함께 중국 신장 지역의 인권 유린 혐의를 물어 중국 관료들에 제재를 가했다. 이에 중국도 맞받아쳤다.  악의적으로 거짓말을 퍼뜨리고 있다면서 EU 의회와 4개 단체를 포함한 10명의 EU 정치인에 대한 제재로 되갚았다.

CNN은 "EU 제재에 대한 중국의 극적인 대응은 이제 투자 협정 비준이 훨씬 더 어려운 길에 들어서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특히 미국이 동맹국들과 함께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 협력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EU는 자국의 경제적 이익과 인권 문제 사이에서 매우 힘든 균형 잡기를 이어나가게 생겼다."고 지적했다. 캐틀린 반 브렘프트 유럽의회 의원은 "유럽 의회 구성원들에 대한 제재를 거두지 않는 한 중국 정부와 협정 관련 대화를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 간의 긴장 고조도 협정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요소 중 하나다.

미국은 중국에 대해 시장 접근과 무역 등 다양한 경제 문제로 맞서고 있으며, 중국이 위구르족을 비롯한 신장 내 소수 민족과 종교를 상대로 인권 탄압을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고 이같은 목소리에 다른 나라도 동참해주기를 요구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장관과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회담을 한 뒤 24일 공동성명을 통해 중국 문제와 관련해 양측 간 대화를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공동성명에서 "중국과의 관계가 다면적일 만마아니라 협력과 경쟁, 시스템적인 경쟁 요인들로 이뤄져 있다는 공동의 이해를 인정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앞서 블링컨 장관은 연설을 통해 미국과 유럽이 중국과의 갈등에 대해 주장을 굽히지 말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는 결국 유럽이 중국 인권에 대한 문제 제기를 이어나가야 한다는 뜻이다. 발디스 돔브로브스키스 유럽연합(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투자협정이 비준될 것이라고 아직 확신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돔브로브스키스 위원은 "중국의 보복적 제재는 유감스러우며, 용납할 수 없다."고 파이낸셜뉴스(FT)에 대변인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이어 "비준 여부는 향후 상황을 봐야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유럽연합의 행정부 역할을 하는 유럽집행위원회는 이미 EU 의회의원들과 시민단체들로부터 엄청난 비난을 받고있다. 중국으로부터 인권과 노동 문제를 개선하겠다는 확실한 약속을 받지 못한 채 협정을 추진했다는 비판이다. 무엇보다 중국이 보복성 제재 가한 가운데, 유럽 국가들이 이번 투자 협정을 비준한다는 것 자체도 모양새가 좋지는 않다. 

물론 여전히 협정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중국은 EU의 2번째 무역 파트너이며, 양국의 경제 관계는 이전보다 훨씬 더 긴밀했기 때문이다.  다만, 유라시아 그룹은 지난주 보고서를 통해 "이번 투자 협정의 가장 큰 리스크는 중국이 협정을 파기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의 공격적인 반응이 (협정에 대한) 유럽의 지지을 잃게 만들었다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