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사회지표] 국민 85% "경제 양극화보다 진보·보수 갈등 심해"

2021-03-25 12:00
정부 하는 일 관심 중요 응답 76.5%...2013년 이후 최고
삶의 만족도와 행복감, 경제력과 비례하는 경향

[자료=통계청 제공]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양극화가 심화했지만, 우리 국민은 경제 양극화보다 정치적인 갈등이 사회적으로 더 문제라고 판단했다. 

통계청이 25일 발표한 '2020 한국의 사회지표'를 보면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은 보수와 진보 집단의 사회 갈등 정도가 가장 심하다고 인식했다. 이 비중이 85.4%로 집계됐다.

이어 빈곤층과 중·상층 갈등(82.7%), 근로자와 고용주 갈등(74.2%), 개발과 환경 보존(68.5%)가 뒤를 이었다. 남자와 여자(48.8%), 종교 간(55.4%), 노인층과 젊은층(60.9%), 수도권과 지방(62.7%) 등은 상대적으로 낮은 갈등 인식을 보였다.

이 가운데 빈곤층과 중·상층, 보수와 진보, 개발과 환경 보존 간 사회 갈등이 심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중이 1년 전보다 많아졌다.

아울러 국민 10명 중 9명은 법·규칙 준수, 세금 납부, 투표 참여를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통계청 제공]

지난해 시민 의식과 관련된 8개 항목의 중요도 인식 조사 결과에서 전년에 이어 법·규칙 준수가 중요하다고 조사됐다. 이 비중은 91.6%에 달했다. 1년 전에 비해 0.8%포인트 늘었다.

그다음 세금 납부(91.4%), 투표 참여(90.6%), 타인의 의견 존중(85.6%)가 뒤를 이었다. 반면, 사회·정치단체 활동이 중요하다고 답한 비중은 55.1%로 가장 낮았다.

특이할 점은 정부가 하는 일에 대한 관심이 중요하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중은 전년보다 3.4%포인트 상승한 76.5%로, 201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자료=통계청 제공]

이와 더불어 국민 개개인이 느끼는 공허함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외롭다'고 느낀 비중은 22.3%로 1년 전보다 1.8%포인트 늘었다.

여자(23.4%)가 남자(21.2%)보다 사회적 고립감을 더 느끼고 있으며, 연령대별로는 60세 이상(30.8%) 고령층에서 사회적 고립감을 가장 심하게 느꼈다.

대체로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사회적 고립감을 더 많이 느끼는 경향을 보였다. 월 소득 100만원 미만이 느끼는 사회적 고립감은 54.6%로 절반을 넘었다. 1년 전보다 29.5%포인트나 늘어난 수치다.

그다음 △100만~200만원 미만(31.3%)  △200만~300만원 미만(26.0%) △300만~400만원 미만(19.5%)이 뒤를 이었다.  
 

[자료=통계청 제공] 

성 소수자에 대한 인식은 점차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 중 동성애자를 어떤 관계로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답한 사람의 비중은 57.0%로 절반을 넘었다. 1년 전보다 14.4%포인트 줄어든 비중이다.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소수자에 대한 거리감이 덜했다.

성 소수자보다 전과자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더 높았다. 국민의 69.4%는 전과자를 어떤 관계로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답했다. 

전과자와 동성애자에 대한 거리감은 여자가 남자보다 상대적으로 더 컸다. 연령대별로는 29세 이하 연령대의 전과자와 동성애자에 대한 거리감이 가장 낮았고, 동성애자에 대한 포용 정도가 상대적으로 컸다. 
 

[자료=통계청 제공]

삶의 만족도와 행복감은 경제적인 부분과 큰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민 중 자신의 삶에 만족하는 사람의 비중은 61.6%로 전년보다 0.9%포인트 증가했다. 

삶의 만족도는 소득 수준과 대체로 비례했다. 600만원 이상은 삶에 만족한다는 응답이 66.3%로 가장 높았다. 100만원 미만(38.8%)이 느끼는 삶의 만족을 크게 상회한다. 

삶에 대한 만족은 여자(62.1%)가 남자(61.0%)보다 약간 높았으며,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삶의 만족도는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행복감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행복감을 느낀 비중은 70.5%로 1년 사이 1.1%포인트 증가했다.  

소득이 100만원 미만인 사람은 49.6%만 행복감을 느낀 반면, 600만원 이상인 사람은 77.9%가 행복을 느낀다고 답했다. 성별로 보면 여자가 행복감을 느낀 비중이 71.0%로 남자(70.0%)에 비해 소폭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