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百은 반대로 간다…김형종 대표 "이커머스 볼륨화 보단 차별화"

2021-03-24 14:26
유통 격변기 편승 않고 중장기 플랜으로

김형종 현대백화점 대표이사 사장이 격변하는 유통업계와 관련해 "동종 업계들과 같은 볼륨화보다는 차별화된 몰로 육성할 것"이라며 차별화 전략을 내놨다.

김 대표는 24일 오전 서울 강동구 우진빌딩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온라인 럭셔리 식품관 '현대식품관 투홈'의 통합 방안을 검토하고 온·오프라인을 연계해 시너지를 내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그는 "백화점 상품을 대폭 할인하고 경쟁을 펼치는 것은 수익성 악화를 초래하는 비효율적인 전략"이라면서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현대식품관 투홈을 론칭하는 등 일상화된 비대면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온라인‧디지털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온, SSG닷컴 등 유통 경쟁사들이 계열사별 온라인몰을 통합, 인수합병 및 오픈마켓을 통해 외형 확장을 꾀하는 것과는 정반대 전략이다. 실제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베이코리아 인수 의향이 전혀 없다고 일찌감치 공식 입장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그동안 현대백화점이 추구해온 것처럼 온라인에서도 각 계열사의 특성을 살려 '럭셔리'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패션업 한섬 '더한섬닷컴', 가구업 현대리바트 '리바트몰', 현대백화점 자체 운영몰 '더현대닷컴', '현대식품관 투홈' 등의 이커머스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현대백화점그룹 제공]

현대백화점은 앞으로도 중장기 전략 계획에 따라 정지선 회장의 '뚝심 경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유통 격변기를 맞아 현대백화점 그룹은 올 1월 2030년까지 매출 40조를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담은 '비전 2030'을 발표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신규 출점 등 대규모 투자와 10여 건의 인수합병(M&A)을 진행해 '유통과 패션, 리빙·인테리어'를 3대 축으로 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특히 유통 부문은 백화점·아울렛·홈쇼핑·면세점을 주축으로 업태별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유관 사업으로의 신규 진출을 도모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현재 13조2000억원대인 유통부문 매출 규모를 2030년에는 29조원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김 대표는 "지난해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도 투자에 대한 부담이 있었지만, 예년보다 더 적극적인 투자 활동과 영업전략을 통해 지속 성장의 기반과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데 주력했다"면서 "지난 2015년에 문을 연 수도권 최대 규모의 백화점인 판교점은 국내 백화점 중 최단 기간인 5년 만에 연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고 말했다.

이어 "면세점 부문은 어려운 영업 환경이지만, 지난해 동대문점과 인천공항점을 신규 출점하는 등 지속적인 투자와 출점 전략을 펼치고 있다"면서 "단기적으로는 시장점유율을 확대해 가고 향후 해외 관광객의 수요가 정상화 될 경우 서울 시내 면세점 2곳과 공항 면세점의 시너지를 통해 본격적인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도록 착실히 준비해 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고객에게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고 미래 세대에게 희망을 주는 기업으로 나아가고자, 그룹의 향후 10년 동안의 청사진을 담은 '비전 2030'을 착실히 추진해 나갈 것"이라면서 "아울러 지속 가능한 기업의 성장과 다양한 사회적 가치들이 함께 맞물려, 선순환이 될 수 있도록 'ESG 경영'에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신규 오프라인 점포 출점과 관련해선 "기존 점포의 리뉴얼에 주력하고 중장기 전략에 초점을 맞추면서 추가할 수 있는 곳을 1~2점 정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