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에서 손실보상....3년 전 소상공인 투쟁 되풀이되나

2021-03-18 14:27
손실보상 소급 적용 요구하며 ‘소상공인비상행동’ 발족
“전국 소상공인‧국민 동참해달라” 호소
2018년엔 소상공인 총궐기에 1.5만명 모여

손실보상 소급적용 쟁취를 위한 전국소상공인 비상행동연대 회원들이 16일 국회 앞에서 손실보상 소급적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들이 전국 단위 투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소상공인들은 피해에 따른 손실보상을 소급적용 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정부는 재원 문제를 들어 ‘소급적용 불가’ 방침을 정해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소상공인 관련 단체는 ‘손실보상법 소급적용 쟁취를 위한 전국소상공인비상행동(소상공인비상행동)’을 발족하며 단체 행동을 본격화했고, 전국 소상공인에 동참을 호소하는 등 여론전을 벌이고 있다.

소상공인비상행동은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700만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은 생존권 위협에도 감염병 사태를 막기 위해 협조해왔다. ‘손실보상 소급적용은 없다’는 청와대와 여당, 중기부 장관의 발언은 소상공인을 두 번 죽이는 살인행위나 다름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정부 행정명령을 따랐던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은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며 “소상공인비상행동은 평등하고 지속 가능한 경제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의지와 지혜를 모으고 앞장설 것이다. 전국의 소상공인들과 모든 국민들이 함께 동참해 줄 것을 호소한다”고 대정부 투쟁을 예고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3년 전 최저임금 이슈로 광화문 광장에 전국 소상공인 1만5000여명이 모인 ‘소상공인 총궐기’ 직전 상황과 유사하다. 2018~2019년 최저임금이 2년간 30% 가까이 오르자 소상공인연합회를 중심으로 천막 집회, 길거리 기자회견을 열어 반발했고, 조직화한 적이 없던 소상공인을 총궐기로 결집해 정치권을 놀라게 했다. 이를 주도한 최승재 당시 소상공인연합회장(현 국민의힘 의원)은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당시 중기부를 이끌고 있던 홍종학 장관은 소득주도 성장, 오픈이노베이션 등 화두를 던지며 경제 정책을 추진했지만, 최저임금과 소상공인 이슈에 발이 묶여 정책을 제대로 펼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권칠승 중기부 장관. 그는 18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제가 아는 지식으로 (손실보상 규모를) 계량한다면 신도 모를 것"이라며 소급적용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사진=연합)


이제 막 취임한 권칠승 장관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진행되고 있지만, 신규 확진자 수가 이틀 연속 400명이 넘어서는 등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다. 오후 10시 이후 영업 금지와 5인 이상 집합 금지 조치도 계속되고 있어 소상공인의 매출 감소는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 권 장관은 지난달 초 취임 첫 행보로 소상공인 현장 점검에서 “소급적용에 대해서는 법리적 논쟁에 매몰되면 더 어려워진다고 생각한다. 재정이 확보되는 대로 빨리 풀어가는 것이 우선이다”고 위로했지만, 3월 들어서는 기조가 바뀌었다. 그는 “손실보상건에 대한 현재 정부 입장은 소급적용은 어렵다는 것”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수차례 밝혔다.

나도은 일산서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최저임금 급등은) 자영업자 입장에서 위기의 초반기였다. 코로나19 위기는 규모나 지역 상관없이 전국적으로 피해를 주고 있다. 처음에는 손실보상 해준다고 해놓고 이제 와서 소급적용은 안 된다는 정부 입장이 이해가 안 간다”며 “(3년 전 총궐기처럼) 한곳에 모여서 의사표현 하는 것이 절실하지만, 현실적으로 (방역 문제로) 진행하기 쉽지 않다. 현재로서는 수도권을 넘어 광역 단위, 시군구 단위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개인 삭발 시위, 국회 항의 방문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