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家 주총]②산은, 한진칼 경영권 견제 총력...키워드는 ESG
2021-03-17 14:16
의장-대표이사 분리 명문화...이사회 임원 성별 편향 방지 안건도
ESG경영·보상위도 신설...8000억 투자 조건 '7대 의무' 따른 것
ESG경영·보상위도 신설...8000억 투자 조건 '7대 의무' 따른 것
[데일리동방] 이번 한진칼 주총에서는 산업은행의 경영권 견제를 위한 공세가 거셀 것으로 보인다. 5000억원의 위약금이 걸려 있어 조원태 회장 측도 산업은행의 요구를 무시하기 힘든 상황이다.
17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한진칼은 KDB산업은행의 모든 주주제안을 오는 26일 열리는 주주총회의 안건으로 채택했다.
산은 측 주주제안의 핵심은 ESG다.
대표적인 주주제안으로는 △이사회 의장-대표이사 분리 규정 신설 △이사회 이사 성별 다양화 등이 있다.
의장-대표 분리의 경우 이미 지난해 2월부터 이사회 의장을 이사회에서 선출하도록 했으며, 현재는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이사회의 이사 전원을 특정 성별로 구성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은 내년 8월 이후 시행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대비한 것이다.
한진칼은 지난해 최윤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해 이사회 임원의 성별을 다양화했다.
이 밖에도 한진칼은 산은 측의 제안에 따라 기존 이사회 위원회 내에 ESG경영위원회와 보상위원회를 추가할 방침이다.
산은이 추천한 신규 사외이사 3인도 선임할 예정이다. 최방길 한국금융투자협회 자율규제위원장, 한재준 인하대 글로벌금융학과 교수, 김효권 법무법인 퍼스트 대표변호사 등이다.
한진칼이 이처럼 산은의 제안을 모두 수용한 것은, 지난해 산은이 한진칼에 8000억원을 투자하면서 조건으로 단 ‘7대 의무조항’ 때문이다.
7대 의무는 조원태 회장의 경영을 견제하기 위한 산은의 ‘보험’으로, 이를 위반할 시 한진칼은 5000억원의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
7대 의무의 내용은 △산업은행이 지명하는 사외이사 3인 및 감사위원회위원 등 선임 △주요경영사항에 대한 사전협의권 및 동의권 준수 △윤리경영위원회 설치 및 운영 책임 △경영평가위원회가 대한항공에 경영평가를 실시할 수 있도록 협조하고 감독할 책임 △인수 후 통합(PMI) 계획을 수립하고 이행할 책임 △대한항공 주식 등에 대한 담보 제공, 처분 등 제한 △투자합의서의 중요 조항 위반시 5000억원의 위약금과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며, 이를 담보하기 위해 대한항공 발행 신주에 대한 처분권한 위임 및 질권을 설정할 의무 등이다.
한진칼과 대한항공 측은 주총 안건 상정 외에도 7대 의무 이행을 위해 이날 산은에 ‘인수 후 통합 계획(PMI)’을 제출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이 1차로 낼 PMI에는 △고용유지 및 단체협약 승계 방안 △저비용항공사(LCC) 통합 방안 △운송지원 자회사 효율화 방안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행위 제한 위반 해소 방안 등의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 측은 1차 PMI 제출 후 산은과의 수정·보완 협의를 거쳐 최종 PMI를 확정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산은이 이번 한진칼 주총을 통해 조원태 회장을 견제할 확실한 장치들을 마련할 것”이라며 “조 회장과 3자 연합 모두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