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도 'LH 사태' 경찰수사에 힘 보탠다

2021-03-16 03:00
대검에 '부동산 투기사범 수사협력단' 신설
검·경 핫라인 설치…범죄수익 환수도 지원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 전경. [사진=연합뉴스]



검찰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 3기 신도시 땅 투기 의혹 수사에 힘을 보탠다. 대검찰청 산하에 '부동산 투기사범 수사협력단'을 새로 만들어, 경찰 측 LH 사태 수사를 지원할 방침이다.

대검은 15일 서울 서초동 대검 청사에서 3기 신도시를 관할하는 검찰청의 부동산 투기 부장검사 회의를 열고 수사협력단 신설을 결정했다.

이날 회의에는 의정부지방검찰청(남양주 왕숙)·인천지방검찰청(인천 계양)·고양지청(고양 창릉)·부천지청(부천 대장)·성남지청(하남 교산)·안산지청(광명 시흥·안산 장상)·안양지청(과천) 부장검사와 함께 대검 이종근 형사부장과 김봉현 형사1과장이 참석했다.

검찰 수사 지원·경찰 협력 컨트롤타워인 수사협력단은 이 형사부장을 단장으로 김 형사1과장·김우 범죄수익환수과장 등 대검 과장 3명과 검찰연구관 3명 등 모두 20명으로 꾸려진다.
 
이들은 부동산 투기 관련 전담수사팀·전담검사 지정과 함께 LH 사태를 수사 중인 경찰과 유기적 협력 체계가 구축되도록 돕는다. 협력 일환으로 검찰청과 시·도 경찰청 간 핫라인도 만든다.

수사 도중 환수해야 할 재산이 확인되면 재판에 넘기기 전이라도 재산 보전 조치를 하는 등 범죄수익 환수를 지원한다. 공직자가 내부 정보를 이용해 개발 예정 부지를 매입하면 부패재산몰수법 등에 따라 토지 환수·보전 조치를 할 수 있다.

경찰이 검찰로 넘긴 사건 가운데 6대 중요 범죄는 검사가 직접 수사하도록 지휘하는 역할도 맡는다. 올해 1월 검·경 수사권이 조정됐지만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등 6대 범죄는 검찰에 직접 수사권이 있다.

부동산 투기 사범 수사와 관련한 법리 검토를 비롯해 수사 사례 분석·수사 기법 등을 일선 검찰청에 공유하고, 수사 관련 일일상황도 점검하기로 했다.

대검은 안산지청 '부동산 투기 수사전담팀'과 일선청 전담 검사를 중심으로 경찰과 수사 방향을 수시 협의하고, 구속영장 청구도 신속하게 처리할 방침이다. 필요하면 송치 건에 대한 보완 수사도 경찰에 요구할 방침이다.
 
지난 2일 LH 투기 의혹이 불거진 이후 관련 수사는 경찰이 전담하고 있다. 국가수사본부(국수본)를 중심으로 한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수사를 총괄하며, 남구준 국수본부장이 특수본부장을 맡았다. 이 사건이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는 6대 범죄에 포함되지 않아서다.

정부합동조사단에 부동산 수사 전문 검사 1명 등 모두 검사 2명이 파견됐지만 법률 지원 등만 맡고 있다. 이번 수사협력단 설치로 검찰 역할이 다소나마 늘어날 전망이다.

법무부도 측면 지원에 나선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날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서 전국 고검장 간담회를 주재했다. 조상철 서울고검장·강남일 대전고검장 등 고검장 6명과 배성범 법무연수원장은 이 자리에서 LH 사태와 관련한 검찰 대처 방안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LH 투기 의혹에 신속하고 엄정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아울러 직접 수사권이 제한된 만큼, 국가적 중요 범죄는 검·경이 유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게 시행령 개정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박 장관은 "우려와 건의 사항을 업무 추진에 참고하겠다"고 밝히고 "새로운 형사사법체계에 맞춰 범죄 대응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