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증시] "오토홈·바이두·비리비리..." 'IPO 대어' 몰려온다

2021-03-15 14:18
새해 제1호 홍콩증시 회귀 中기업··· 15일 '양호한 데뷔전'
'인터넷포털'에서 'AI기업' 대변신…바이두 23일 상장 예고
'중국판 유튜브' 비리비리도 이달중 상장···

치처즈자가 15일 홍콩거래소에서 상장기념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웨이보]


중국 자동차 거래 플랫폼 치처즈자(汽車之家, 오토홈)가 홍콩증시 상장 첫날 양호한 데뷔전을 치렀다. 치처즈자에 이어 ‘중국판 구글’ 바이두(百度)와 ‘중국판 유튜브’ 비리비리(嗶哩嗶哩, Bilibili) 홍콩증시 상장도 이달 말까지 줄줄이 예고돼 있다. 최근 미국에 상장한 중국 인터넷기공룡들의 홍콩증시 회귀 열풍 속에서다.
 
◆ 올 들어 제1호 홍콩증시 회귀 中기업··· '양호한 데뷔전'

15일 치처즈자의 홍콩 증시 2차 상장 첫날 성적표는 양호한 편이었다.  이날 공모가(176.3홍콩달러)보다 2.67% 높은 181홍콩달러로 장을 시작한 치처즈자 주가는 장중 한때 184홍콩달러를 웃돌았으나 상승폭을 줄이며 180.5홍콩달러로 오전장을 마감했다. 오전장 기준 시가총액은 약 910억 홍콩달러(약 13조3000억원)다. 

치처즈자는 이번 기업공개(IPO)로 모두 3029만주를 발행해 53억4000만 홍콩달러 자금을 조달한다. 초과배정(원래 계획한 물량보다 더 많은 공모주를 배정할 수 있는 선택권, ‘그린슈’ 라고도 불림) 옵션을 가동할 경우, 전체 IPO 규모는 약 61억 홍콩달러로 불어나게 된다. 

2006년 베이징에서 시작한 치처즈자는 중국 최대 자동차 거래 플랫폼으로, 2013년 12월 뉴욕증권거래소에도 이미 상장했다.

전체 매출의 80%에 육박하는 양대 핵심사업인 미디어 광고와 판매정보 서비스 매출 성장세가 최근 들어 주춤한 데다가, 고객기업 수도 3년째 하락세를 보이면서 신 성장동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를 위한 실탄 마련을 위해 홍콩증시 상장을 추진한 것이다.

알리바바, 넷이즈, 징둥 등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인터넷 기업들의 홍콩 증시 2차 상장 흥행 열풍을 이어가겠다는 바람도 작용했다. 글로벌 금융데이터기업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모두 12개 중국계 기업이 홍콩증시 2차 상장으로 190억6000만 달러(약 21조6000억원)를 조달했다.
 
'인터넷포털'에서 'AI기업' 대변신…바이두 23일 상장 예고
치처즈자 뿐만이 아니다. 오는 23일엔 중국 인터넷기업 바이두도 홍콩증시에 2차 상장한다. 바이두는 이번 상장을 통해 전체 주식의 3.4%에 해당하는 9500만주를 발행한다. 공모가는 최고 주당 295홍콩달러로 책정됐으며, 최종 공모가는 17일 결정된다.

바이두는 이번 홍콩증시 상장을 통해 최대 276억 홍콩달러 자금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만약 그린슈를 시행하면 IPO 규모는 최대 318억 홍콩달러까지 늘어난다. 이는 지난해 6월 징둥이 홍콩증시 2차 상장에서 300억 홍콩달러 자금을 조달한 이래 최대 규모다.

2017년부터 '인공지능(AI)' 회사로 탈바꿈을 추진해왔던 바이두는 이번 홍콩증시 상장에서 스스로를 '인터넷 포털기업'이 아닌 '인공지능(AI) 회사'라고 포지셔닝했다. 향후 클라우드와 자율주행 사업을 바이두 향후 주력 사업으로 밀겠다는 의미라고 시장은 해석한다. 

리옌훙(李彦宏) 바이두 회장도 앞서 지난달 실적 발표 당시 "올해 바이두는 클라우드 서비스, 자율주행, 스마트 교통과 AI 부문이 거대한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강력한 인터넷 기반을 가진 선도적인 AI 관련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실제 바이두는 이번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을 기술, 특히 인공지능(AI) 중심의 혁신 비즈니스, 바이두 자율주행 생태계 발전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최근 뉴욕증시에서 수년째 지지부진했던 바이두 주가는 연일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전기차 생산 계획을 발표한 데에다가 홍콩증시 2차 상장 호재까지 더해지며 바이두 주가는 지난 2월 19일 사상 최고점인 340달러까지 육박했다. 연초 대비 주가 누적 상승폭은 60%에 육박했다. 최근 뉴욕증시 기술주 하락세 속 상승폭을 반납하긴 했지만 주가는 여전히 연초 대비 22% 오른 수준에 머물러 있다. 
 
◆ '중국판 유튜브' 비리비리도 이달중 상장···

이밖에 '중국판 유튜브'로 불리는 비리비리도 지난 11일 홍콩거래소 상장 심사를 통과하면서 이르면 이번주 공모주 청약에 돌입할 계획이다. 비리비리는 이번 상장으로 약 233억 홍콩달러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2009년 동영상·게임·콘텐츠 플랫폼으로 시작해 2016년 동영상 스트리밍 사업 성공으로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비주류 문화 컨텐츠에 집중한 게 '10대 덕후'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애니메이션, e스포츠, 게임, 음악 컨텐츠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며 중국 젊은층이 가장 즐겨찾는 플랫폼이 됐다. 지난해 말 기준 월간 활성화 이용자 수는 2억명을 돌파했을 정도다. 2018년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이후 3년간 주가는 약 10배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