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주간전망] 연준, 無대책이 上대책?...FOMC 주간, '脫기술주 러시' 빨라지나

2021-03-15 01:00
16~17일 연준 FOMC, 통화정책 변화 없을 듯...美국채 금리 주시
인플레 우려 대신 경제 자신감으로...경기민감주 자금 이동 가속?

이번 주(15~19일) 뉴욕증시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주목하며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16~17일 예정한 FOMC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놓은 진단과 대책에 따른 미국 국채 등 채권시장의 향방이 기술성장주와 경기민감주의 수익률 로테이션(순환) 여부를 결정지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지난주(8~12일) 뉴욕증시는 미국 국채 금리 변동성과 1조9000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 도입 상황에 따라 높은 변동성을 보였으며, 한 주 간 다우와 S&P500지수는 각각 4.07%와 2.64%, 나스닥지수가 3.09% 상승했다.

특히, 지난 12일(현지시간) 경기 부양법안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최종 서명 과정까지 마무리하자, 진정세를 보이던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는 1.63%대로 치솟았다. 이에 따라 이날 다우와 S&P500지수는 각각 종가 기준 3만2778.64와 3943.34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반면, 고(高)금리 상황에 민감한 기술성장주를 중심으로 나스닥 시장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난주 나스닥지수 추이. 자주색은 다우지수, 보라색은 S&P500지수 추이. [자료=CNBC] 

美채권, '걱정 덩어리'에서 '경제 자신감'으로...'성장→경기주' 로테이션 가속
현재 시장은 FOMC에 이목을 주목하고 있다. 미국 장기 국채 금리의 급등세가 실제 경기 회복세를 넘어선 과도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가져오면서, 증시 불안세를 유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와 같은 상황이 한 달 가까이 이어지며 주식시장의 흔들림은 일부 완화한 모양새다. 특히, 지난 12일 미국 행정부의 재정부양책이 입법 과정을 마치자, 금리 급등세를 '과도한 인플레이션'보다는 '강한 경기 회복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향후 경기 회복세가 탄탄해 채권 금리가 올라가도 인플레이션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짐 보글 FHN 파이낸셜 선임 금리 전략가는 "최근의 채권 매도세는 경제에 대한 확신을 표현하는 움직임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해석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사태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던 경기순환주와 기업의 실질적인 가치보다 저평가된 종목(가치주)으로의 자금 이동이 빨라진 반면, 기술기업들을 중심으로 미래 성장 가치를 내세워 저금리 자금을 대규모로 끌어썼던 성장주는 타격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에서 장세를 주도하던 나스닥지수에서 다우와 S&P500지수로의 투자 순환 상황이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12일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는 "미국 국채 금리가 계속 상승할 경우, 기술주를 중심으로 한 성장주의 수익률을 제한할 수 있다"면서 "반면, 백신과 재정부양책이 가져올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가치주와 경기순환주가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있다"고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매체는 "한 주 간 채권시장이 또 한 번 주식시장의 와일드카드가 될 것"이라며 "연준이 FOMC에서 어떠한 조치도 취할 것으로 보이진 않기에, 이는 채권시장의 금리 상승에 대한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금리 급등세가 이어지며 투자 순환 상황이 빨라질 것을 점친 것이다.
 

지난주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 추이. [자료=CNBC] 

16~17일 FOMC..."연준,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
실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비롯한 연준 인사들은 금리 상승을 제어하기 위한 정책 변화 가능성을 사실상 일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채권 시장의 흐름이 '눈길을 끈다'고는 평가했지만, 전체 금융시장에 타격을 줄 만큼 우려할 만한 상황이 아닌 경제 전망 개선에 따른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FOMC 역시 기존의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유지할 뿐, 채권 매입 속도를 높이거나 단기채를 팔아 장기채를 매입하는 시장 개입책인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T) 혹은 미국 국채 금리의 상한선을 제한하는 '수익률 곡선 제어'(YCC) 등의 정책 변화를 당장 꺼내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레고리 피터스 PGIM 고정수익자산의 전략 책임자는 CNBC에서 "시장은 연준이 무엇을 할지 여부에 지나친 기대감을 품고 있지만, 연준의 메시지는 일관될 것"이라면서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이어 "올해 경제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세를 보일 것이며, 내년에는 모든 지표가 더 높게 수정될 것"이라면서 "이는 채권 금리를 높이는 데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지난주 나스닥지수가 기술적으로 바닥을 찍고 반등하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곤 있지만, FOMC 결과로 미국 채권 금리가 예상을 뛰어넘는 급등세를 보일 경우 주식시장 불안세를 장담할 순 없다는 우려도 일부 남아있다.

이와 함께 이번 주 바이든 행정부가 동아시아 외교 보폭을 넓히는 과정에서 미·중 갈등 이슈도 시장의 리스크(위험성)로 다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오는 15~18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일본과 우리나라를 방문해 외교·안보 2+2 회담을 진행하며, 18일에는 바이든 행정부의 첫 미·중 관료 대화(미·중 고위급 회담)도 진행한다.

중국과의 체제 경쟁 공식화 등 대중 강경 입장을 천명한 바이든 정권이 아직까진 본격적으로 행동에 들어가진 않았지만, 화웨이 등 중국 기술기업에 대한 압박을 이어가기로 한 만큼 시장에는 잠재적인 부담 요인으로 남아있다.

특히, 일본 정부는 이번 회담에서 '중국'을 명시한 성명문을 준비하고 있다고 예고하는 등 미·일 양국의 대중 압박 공조가 본격화할 가능성도 다분하다. 다만, 아직까진 경제 분야에 큰 부담을 줄 만한 의제는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변이 바이러스 전파에 따른 전 세계 코로나19 확산세 증가도 불안요소다. 14일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1억200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독일과 이탈리아 등 유럽 일부 지역에서 4차 유행세의 시작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과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 [사진=CBS 영상 캡처] 

주요 경제지표 및 일정
이번 주에는 소비 지표가 핵심이다. 2월 소매 판매 등 소비 지표가 양호할 경우, 경기 회복 자신감에 힘을 실어주는 동시에 인플레이션 우려도 다시 키울 수 있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WSJ) 전문가 전망치는 2월 소매 판매 전월 대비 0.1% 감소했을 것으로 집계했다. 지난 1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5.3% 급증했던 여파에 2월 반등세는 다소 가라앉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15일에는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이 3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를 발표한다.

16일에는 2월 소매 판매와 산업생산, 1월 기업재고와 2월 수출입물가 등이 나온다.

17일에는 2월 신규주택 착공·허가 건수가 나오며 파월 연준 의장이 3월 정례 FOMC 회의 결과를 발표한다.

18일에는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발표되며, 3월 필라델피아 연은 제조업지수와 2월 경기선행지수 발표도 예정했다.

19일에는 주요 지표 발표가 없다.
 

지난 2018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모습. [사진=미국 연방준비제도(F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