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가계대출 금리 인상...영끌·빚투족 이자부담 가중
2021-03-14 13:37
신용대출 금리 반년 새 0.62%p↑
신한·농협 이어 우리銀도 주담대 금리 올릴 예정
신한·농협 이어 우리銀도 주담대 금리 올릴 예정
[사진=연합뉴스]
은행에서 빌린 가계 빚이 지난달 말 1000조원을 처음 돌파한 가운데, 은행의 대출금리까지 오르고 있어 가계의 대출이자 부담도 빠르게 커질 전망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 11일 현재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는 연 2.61∼3.68% 수준이다. 1%대 신용대출 금리가 등장했던 지난해 7월 말(1.99∼3.51%)과 비교하면 하단이 0.62%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4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코픽스 연동)는 연 2.52∼4.04%다. 지난해 연중 저점이던 7월 말(2.25∼3.95%)보다 최저 금리가 0.27%포인트 상승했다.
이달 들어 주요 시중은행들은 주담대 금리를 잇따라 올리고 있다. 신한은행이 지난 5일부터 주담대와 전세자금 금리를 모두 0.2%포인트씩 인상했다. 농협은행은 지난 8일부터 가계 주택담보대출 우대금리를 연 0.3%포인트 인하했다. 우리은행 역시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의 금리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문제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빠르게 확대돼 왔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03조1000억원으로 집계돼 사상 처음으로 1000조원을 돌파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생활 자금 수요와 부동산·주식 투자를 위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빚투'(빚내서 투자) 수요가 겹친 영향이다. 이 가운데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주담대 잔액이 733조3000억원, 신용대출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타대출 잔액은 268조9000억원이었다.
가계부채 규모가 이미 급증한 상황에서 대출금리가 조금이라도 오르면 경제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은행권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금리가 낮은 수준이지만, 금리 상승 속도가 빠른 점이 문제"라며 "지난해 영끌, 빚투를 위해 한도를 꽉 채워 대출받은 차주의 경우 금리가 오르면 부실 위험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