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서 '투기 신경도 안씀' 블라인드 글 현직이 쓰지 않았을 가능성 제기

2021-03-10 22:19
'재산 0원이던 사촌형, LH 입사 15년 만에 20억' 등 의혹 뒷받침 글 속속

7일 영등포구 63빌딩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땅 투기 의혹으로 국민적인 공분을 사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앱에 '내부에서는 신경도 안 씀'이라는 제목으로 공분을 사고 있는 글에 대해 "현직 LH 직원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10일 주장했다.

LH 측은 △올린 지 1분 만에 캡처가 돼 기사화된 점 △기사화된 이후 글이 바로 삭제된 점 △블라인드 운영 구조상 현직 외에도 파면·해임·퇴직자 계정이 유지될 수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허위사실을 유포한 LH 전현직 직원 등에 대해서는 강력한 법적 조치도 예고했다.
 

지난 9일 ‘내부에서는 신경도 안 씀’이라는 제목의 글이 블라인드 앱에 게시됐다. [사진=직장인 익명 게시판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 캡처]



LH 내부에서는 이번 사건으로 국민 분노와 박탈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상황에서 블라인드에 올라온 '내부에서는 신경도 안 씀' 글은 도저히 현재 근무하는 직원이 올렸다고는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 같은 LH 내부 분위기와는 달리 땅 투기 의혹이 사실임을 뒷받침하는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직장인 익명 게시판 애플리케이션(앱) ‘블라인드’에 따르면 전날 ‘솔직히 LH 범죄자 집단 맞다’는 제목의 글 하나가 올라왔다. 글쓴이는 "사촌 형이 입사한 지 15년이 넘었는데 재산을 0원에서 20억 원 이상으로 불렸다"며 "등록금 낼 돈도 없어 친척들이 다 도와줘 힘들게 (대학을) 졸업했는데 LH에 입사한 뒤 명의를 다 다르게 해 아파트 5채를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LH 땅 투기 의혹 경찰 조사는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9일 경기남부경찰청은 LH 본사 등 전국 16곳에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광명·시흥신도시 조성과 보상 계획 등을 실무적으로 검토한 광명시흥사업본부와 과천의왕사업본부도 압수수색했다. 서울 강남구, 경기 성남시 등 13명의 거주지에서도 개인 휴대전화와 노트북 등을 압수했다.

한편, 전날 LH 직원으로 추정되는 이는 ‘내부에서는 신경도 안 씀’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어차피 한두 달만 지나면 사람들 기억에서 잊혀 물 흐르듯 지나갈 것이라고 (LH 직원들) 다들 생각하고 있다. 물론 나도 마찬가지”라며 “털어봐야 차명으로 다 (땅을 매입해) 해놨는데 어떻게 (투기 증거를) 찾을 것인가”라고 해 논란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