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비트코인 세계 2위시장 떠올라

2021-03-04 18:26
스태티스타 "베트남 암호화폐 사용비율 21%"
정부규제에도 3년 사이 2배 증가...총량은 세계 5위
암호화폐 불법사용 시 최대 1억동 벌금과 징역 20년

베트남 비트코인 거래단말기[사진=뚜오이체 온라인판 캡처]


베트남이 전 세계에서 암호화폐 사용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 중 2위로 나타났다. 해외에서 일하는 베트남인이 모국인 베트남으로 송금할 때 암호화폐를 사용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 주된 이유로 꼽혔다.

2일 글로벌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암호화폐 사용률이 높은 국가는 나이지리아가 1위, 베트남 2위, 필리핀 3위 순이었다. 전 세계 74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나이지리아는 조사대상의 32%가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있거나 사용한 적이 있다고 답했고, 베트남은 21%로 나타났다.

스태티스타는 전통적인 방식에서 높은 송금 수수료로 인해 외국에서 일하는 많은 이주 노동자가 현지 암호화폐 거래소를 통해 모국에 살고 있는 가족에게 송금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베트남에는 수십만명까지 회원이 참여하는 암호화폐 프라이빗 포럼이나 그룹이 계속해서 생겨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주로 중앙화거래소(Centralized Exchange)와 개인 간(P2P)거래소 등을 통해 거래하고 있다.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베트남에서 현재 주식 계좌 수보다 최소 5배 이상 높은 1000만개 이상의 암호화폐 투자 계좌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거래 총량도 3년 전보다 2배 이상 늘어나 전 세계 5위권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김앵(KimEng) 메이뱅크 투자컨설팅부 총괄은 “베트남에서 비트코인 또는 기타 암호화폐 거래에 대한 투자는 여전히 금지되어 있다”며 “법에 의해 보호되지 않기 때문에 시장 참가자들은 잠재적으로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베트남은 비트코인·이더리움·라이트코인 등과 같은 암호화폐는 아직 통화로 인정되지 않으며, 법적 지불 수단으로 사용될 경우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

관련법(88/2019/ND-CP)에 따르면 베트남에서 암호화폐 발행·공급·사용은 행정처벌을 받는 불법행위로 간주돼 5000만~1억동(약 244만~488만원) 사이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또 2015년 개정형법에 따라 합법적이지 않은 결제수단의 불법 발급·제공·사용 행위는 최대 20년의 징역형에 처해진다.

앞서 베트남 금융당국은 지난해부터 관계 기관에 암호화폐 관리에 필요한 정책을 연구하는 전담팀을 구성해 관련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베트남 정부 발표에 따르면 당국은 암호화폐 거래가 당사자에게 돈세탁 등 많은 잠재적 위험을 가져오고 금융시장 왜곡시킨다면서 암호화폐 사용에 대한 구체적인 제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