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피를 잡아라] ①동남아 이커머스 대전...'동남아의 아마존', 누가 가져갈까?

2021-02-25 06:00
싱가포르 쇼피, 1년 만에 中알리바바-라자다 제치고 동남아 6개국 1위 싹쓸이

동남아시아 지역의 전자상거래(이커머스·e-Commerce) 시장이 다시 한 번 뜨거워지고 있다. 올해 코로나19 사태 정상화 이후 폭발적으로 확대될 동남아 전자상거래 시장을 두고 각 업체들은 사활을 걸고 반등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620억 달러(약 69조원) 규모에 달하는 동남아 전자상거래 시장을 두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면서 "지난 5년 동안 빠르게 성장한 쇼피의 성공이 경쟁사들을 전략 재설정의 길로 밀어붙였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싱가포르 시그룹(SEA Ltd.) 산하의 쇼피를 겨냥해 주요 업체들이 합종연횡하고 있어 올해 동남아 전자상거래 시장은 그야말로 '쇼피 추격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동남아 국가별 이커머스 순위. [그래픽=아주경제 DB]

 
싱가포르 쇼피, 中알리바바-라자다 연합 넘어 '동남아 아마존' 등극
2015년 출범한 동남아 전자상거래 시장은 수많은 업체가 난입하며 '춘추전국시대'를 맞았다. 이는 '라자다'를 앞세운 중국 알리바바가 2019년 시장을 평정하는 듯했지만, 지난해 쇼피가 급부상하며 다시 한 번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양새다.

아이프라이스 그룹의 집계에 따르면, 2020년 4분기 기준 쇼피는 동남아 6개국 시장 전체에서 월간 평균 방문자 수 1위를 차지한 상태다. 이는 각 업체의 시장 점유율로 이어지는 수치로, 2019년 동남아 시장을 평정했다고 평가받던 알리바바 산하 라자다의 기록을 불과 3개 분기 만에 독보적인 차이로 갈아치운 것이다.

중국 알리바바는 지난 2016년 '동남아의 아마존'으로 불리던 라자다의 지분을 인수하고 동남아 전자상거래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알리바바는 이듬해인 2017년까지 라자다의 지분율을 90% 가까이 확보한 후 2018년부터 20억 달러의 자본을 투입해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들어갔다.

라자다는 높은 인지도와 함께 중국 자본인 알리바바의 적극적 투자를 업고 2018~2019년의 극심한 경쟁 상황을 방어해냈다. 라자다는 2019년 1분기와 2020년 1분기에 동남아 주요 6개국 중 절반인 3개국에서 점유율 1위(각각 말레이시아·태국·필리핀, 싱가포르·태국·필리핀)를 수성했다.
 

쇼피 광고. [사진=유튜브 캡처]


그러나 불과 1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인 2020년 4분기 쇼피는 6개국 전역에서 점유율 1위를 완전히 뒤집으며 '동남아의 아마존'이란 호칭을 라자다로부터 가져왔다.

2016년 설립돼 후발주자로 분류되는 쇼피는 지난해 낮은 판매 수수료와 무료 배송 공세를 전면에 내세워 공격적으로 소비자를 공략한 데다, 각 국가마다 독자적인 앱 플랫폼을 내놓고 현지 팀의 독립적 운영을 통해 맞춤형 시장 전략으로 접근한 것이 제대로 먹혔다는 진단이다.

이와 함께 자회사인 시그룹의 사업 전략도 탄탄하다. 시그룹은 게임 사업(가레나)과 전자상거래(쇼피), 디지털 결제 플랫폼(씨머니·쇼피페이) 세 분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집중, 각각의 서비스를 상호보완하며 시너지를 내고 있다.

인기 온라인 게임인 '리그오브레전드', '피파온라인3', '블레이드&소울' 등을 가레나에서 서비스해 유입한 풍부한 현금을 쇼피에서 마케팅 비용으로 풀고, 시머니와 쇼피페이 결제로 이용자 편의성을 높이는 한편 결제 수수료도 거둬가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풍부한 자금력도 강점으로 꼽힌다. 시그룹은 미국 뉴욕증시 상장과 함께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 중 하나인 텐센트홀딩스의 사업 제휴와 투자 지원을 받고 있다.

시그룹의 시가총액은 2017년 10월 뉴욕증시 상장 당시 10억 달러에서 최근 1280억 달러 규모로 커졌으며, 텐센트와는 2016년 게임사업 제휴를 시작으로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출처=유튜브·Slavis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