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감도장·이사선임 절차 공개 요구에 임승보 묵묵부답
2021-02-24 20:10
대부금융協, 임승보 회장 사유물 전락
임 회장 셀프 3연임·측근 이사 추천 논란
사원총회, 회원사 대표들의 성토 장으로
임 회장 셀프 3연임·측근 이사 추천 논란
사원총회, 회원사 대표들의 성토 장으로
임승보 한국대부금융협회장. [사진=한국대부금융협회]
제도 금융권 끝자락에 위치한 대부업체들을 대변하는 '법정 협회'인 한국대부금융협회가 임승보 회장의 사유물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24일 열린 대부협회 사원총회에 참석한 회원사 대표들은 "위임장에 인감도장이 찍혀 있는지 공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임 회장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사외이사도 임 회장이 제 '입맛'에 맞는 인사만 선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오전 10시에 시작한 대부협회 사원총회는 낮 12시 20분이 돼서야 끝났다. 앞선 11차례의 총회는 30여분이면 마쳤지만, 이날 총회는 임 회장의 '셀프 3연임'과 신임 사외이사 선임 등에 반대하는 회원사 대표들과 협회 간 실랑이가 이어졌다.
11시 45분 협회가 회장 연임 안건을 의결하려 하자, 총회에 참석한 50여개 회원사 대표들은 일제히 반발했다. "사기업이냐", "초등학교 반장 선거하냐", "법적 판단이 나올 때까지 회장은 직무 정지하라" 등 임 회장의 '셀프 3연임'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사외이사 선임에 대한 안건에 대해서도 반발이 컸다. 이날 협회는 신임 사외이사 3명을 선임했다. 협회 이사회는 의장(협회장)과 상근이사를 포함해 업체 대표인 사외이사 9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돼 있었다. 총회에 참석한 회원사 대표들은 신임 사외이사 선임을 두고 "협회를 사유화하려는 목적"이라고 했다. 신임 사외이사에 대한 추천인 수, 추천 이유, 선임 기준 등을 공개하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업체 대표는 "임 회장이 제 입맛에 맞는 인사를 선임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표는 "이사회가 '5대5'에서 '8대5'가 됐다"고 했다. 앞서 지난달 27일 이사회에서 임 회장 연임 안건에 대해 찬성 5표, 반대 5표가 나왔는데, 임 회장 측근 3명이 추가로 선임됐다는 지적이다.
협회비 지출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대표는 임 회장을 겨냥해 "맨날 골프만 치러 다니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접대비 삭감을 주장하는 대표도 있었다.
금융감독원 부국장 출신인 임 회장은 2010년 9월부터 2015년 3월까지 대부협회 전무이사를 지내고, 이후 3년 임기의 회장에 올랐고 연임에 성공했다. 전무이사와 회장으로 재직하며 그동안 연봉으로만 약 21억원을 받아간 것으로 추정된다. 임 회장은 총회 직후 기자의 '협회 사유화 논란' 등 관련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