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기류 넘은 조원태 號] 빅딜로 경영권 방어…재무안정·흑자경영 성과
2021-02-24 07:56
자산매각·아시아나항공 M&A 추진
갑질연루·세무조사 등은 해결과제
갑질연루·세무조사 등은 해결과제
다행이 그는 경영에서는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다. KCGI,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그룹 등 3자주주연합과의 경영권 분쟁은 일소됐고, 코로나19 정국 속 흑자경영, 재무안정을 이뤄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글로벌 탑10 항공사로의 진입도 앞뒀다.
지난 3년간 이어진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가장 빛을 발한 것은 아시아나항공 통합 과정에서 보인 조 회장의 승부수다.
지난해 11월 한국산업은행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을 공식 발표했다. 산업은행이 구조조정 전면에 나서고, 이를 위해 조원태 회장은 본인과 한진칼의 지분을 담보로 제공하는 조건이다. 당시 업계에서는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 정상화를, 조 회장은 3자연합과의 경영권 분쟁을 일소할 수 있는 ‘빅딜’로 평가했다.
성과는 곧바로 나왔다. 산은이 조 회장 손을 들어주면서 조 회장 경영권 확보의 최대 난관이던 주주총회 표대결은 무의미해졌다. 산은의 한진칼 지분(10.66%) 확보로 조 회장 우호 지분은 47.33%로 높아졌고, 3자 연합 측(41.84%)보다 약 6%포인트 앞서게 됐다. 3자연합은 이번 주총에서 주주제안을 하지 않기로 했다.
유휴자산매각, 비핵심사업 철수 등 구조조정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골프장 운영업체 제동레저의 지분을 230억원에 매각했다. 대한항공 기내식과 기내면세품 사업을 9906억원에 매각했고, 공항 리무진 버스를 운영하는 칼리무진도 매각 마무리 단계다.
이 외에도 왕산레저개발 지분, 칼호텔네트워크가 소유한 제주 파라다이스호텔 토지(5만3670㎡) 및 건물 (1만2246㎡) 매각이 진행 중이다. 서울 종로구 송현동 토지(3만6642㎡)와 건물(605㎡)도 자산 유동화 대상에 올랐다.
구조조정 추진 결과 지난해 부채비율은 직전년도 대비 190%포인트 줄어든 624%를 기록했다. 2017년(557%)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부채금액은 약 21조4071억원이다.
대형항공사 경영에서도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코로나19로 국제선 하늘길이 막히자 직접적 타격을 받은 여객매출 대신 화물기 가동률을 높이는 선택을 했다. 국내 항공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 흑자(2383억원)을 기록했다.
조 회장은 상당한 수준의 경영 능력을 증명해 보였지만 한계도 있다. 한진그룹 일가를 둘러싼 부정적 여론은 여전한 해결 과제다. 조현아, 조현민 남매는 각각 땅콩회항, 물컵갑질로 주목 받았고 조 회장 본인은 인하대 부정 편입학 의혹을 받고 있다.
또 국세청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등 총수 일가가 납부해야 할 2700억원 규모 상속세와 관련해 탈루 여부 점검을 시작했다. 조양호 전 회장으로부터 상속받은 재산, 에어버스 리베이트 문제를 확인하기 위한 ‘특별 세무조사’다. 지난달 20일에는 대한항공 본사와 정석기업에 국세청 조사요원들이 투입돼 세무, 회계 자료 수집, 대면 조사가 진행되기도 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자산 매각 등 내부 구조조정이 예상대로 진행되고 있고 성과도 낸 상황"이라며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서는 산업은행 지원이 있는 만큼 큰 무리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