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소법 스탠바이] ③소비자보호 수위 역대급…KPI 개편도 '착착'

2021-02-22 16:54
핵심성과지표 소비자 보호 배점↑…감점요인 확대

한 은행 영업점 창구의 모습. [사진=자료사진]

[데일리동방]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시행에 발맞춰 금융권은 소비자 보호 항목을 대폭 강화하는 방향으로 핵심성과지표(KPI)를 개편했다. '사모펀드 사태' 논란의 중심에 선 주요 은행들은 불완전 판매 근절을 기치로 올해 KPI 항목을 세분화하거나 위험요소 관리 지표를 촘촘히 재구성하는 등 소비자 피해 방지에 열을 열리는 모습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다음달 25일부터 시행하는 금소법을 앞두고 대대적인 KPI 조정을 단행했다. KPI가 임직원 인사의 객관적인 근거이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고객가치 확보를 위한 노력이 주목을 끄는 가운데, 소비자 보호와 관련한 가·감점 요인을 확대한 것이 가장 큰 특징으로 지목된다.

금소법의 골자인 '적합성 원칙·적정성 원칙·설명 의무·불공정영업행위 금지·부당권유행위 금지·허위과장광고 금지' 등 6대 판매원칙에 부합한 개별 평가 항목도 기존보다 강화됐다. 예컨대 A은행은 고객중심 판매 평가 항목의 '판매 프로세스 준수비율' 최소 기준을 85%에서 90%로 끌어 올렸다. 준수율 90% 미만의 영업점의 경우 해당 항목의 점수를 획득하지 못할 정도로 타격이 크다.

이 은행은 또 '기재사항 미비·누락 지표'의 감점을 지난해 하반기까지 0.05점을 부여했으나 올해부터는 0.1점으로 높였고, 월별 최대 감점 한도 역시 작년 2점에서 올해는 3점까지 확대했다. KPI 점수가 0.01점 차이로 전국 영업점 순위가 뒤바뀌는 것을 감안할 때 2배 가량 감점을 늘린 것은 역대급이라는 평이 나온다.

B은행은 대포통장 발생에 대해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한다. 작년만 해도 대포통장이 발생하지 않은 영업점에 가점을 부여 했으나 올해는 반대로 월별 대포통장이 집계되면 감점을 하는 방식이 도입됐다.

C은행은 고객가치 확대와 더불어 여신 관련 평가지표를 강화했다. '잠재부실자산감축' 지표의 경우 가·감점 구간을 최대 10점까지 넓혔고, '연체대출 관리'에 대한 배점도 10점 상향 조정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부실대출과 한계 차주가 올해부터 본격 드러날 것이라는 우려에 따라 연체율 관리가 소홀한 영업점은 기본점수조차 받지 못한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강도 높은 소비자 보호 제도가 마련되면서 KPI도 같은 맥락의 개편이 이뤄졌다"며 "불완전판매와 불건전 영업 행위 등과 유관한 지표들이 월별 영업점 평가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