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車 명예회장, 경영 일선서 ‘공식적 은퇴’

2021-02-21 09:55
현대모비스 사내이사 임기 1년 남기고 사임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현대모비스 등기이사직을 사임하며 공식적으로 그룹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날 전망이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정 명예회장은 다음달 24일 개최될 예정인 현대모비스 주주총회를 통해 사내이사 자리를 내려놓을 예정이다.

그의 현대모비스 사내이사 임기는 내년 3월까지지만 이번 주주총회를 통해 사임을 결정하면서 이제 현대차그룹 내 공식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모든 자리에서 떠나게 된다.

현대모비스는 공석이 된 사내이사 자리에 고영석 연구·개발(R&D) 기획운영실장(상무)을 추천했다. 상무급 임원이 사내이사로 추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현대차 이사회는 지난해 2월 정 명예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상정하지 않았다. 그리고 지난해 3월 주주총회 직후에는 그의 아들인 정의선 당시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이사회 의장직을 물려받았다.

지난해 10월에는 현대차그룹 회장직을 정의선 회장에게 물려주고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 정 명예회장은 현대차 등기이사직을 내려놓은 후에도 미등기임원으로 연을 이어가고 있다.

따라서 재계 안팎에서는 정 명예회장이 현대모비스 등기이사직 사임 후 미등기임원직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2000년 현대그룹에서 독립한 현대차그룹은 정 명예회장의 품질과 현장을 바탕으로 한 강력한 리더십 아래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자동차 전문그룹으로서 자동차를 중심으로 자동차 부품산업과 소재산업을 비약적으로 성장시켰다.

‘품질경영’으로 대표되는 경영철학이 대변하듯, 정몽구 명예회장은 최고의 품질을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최선의 가치라고 강조해 왔다.

높은 품질을 바탕으로 미국에서 실시한 ‘10년 10만 마일’ 보증은 현대·기아차가 글로벌 강자로 성장하는 토대가 됐다.

정 명예회장은 이 같은 혁신 리더십과 경영철학을 인정받아 △2004년 ‘비즈니스 위크’ 최고 경영자상 △2005년 ‘오토모티브뉴스’ 자동차 부문 아시아 최고 CEO △2009년 미국 ‘코리아 소사이어티’ 밴 플리트상 △2012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세계 100대 최고 경영자상 등을 수상했다. 지난해에는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자동차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사진=현대차그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