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사 사태' 코오롱생명과학 임원들, 1심 무죄 선고

2021-02-19 15:37
법원 "인보사 품목 허가 과정에서 식약처 검증이 부족한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 판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무릎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 케이주(인보사)' 성분을 조작하고 당국에 허위 서류를 제출한 혐의로 기소된 코오롱생명과학 임원들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3부(권성수·김선희·임정엽 부장판사)는 19일 코오롱생명과학 이사 조모씨, 상무 김모씨의 위계공무집행방해·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상 사기·보조금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지난 2019년 인보사 성분이 논란이 되면서 검찰이 수사에 나서 여러 관계자들을 기소한 이후 나온 법원의 첫 판결이다.

다만 법원은 조씨의 경우 인보사 개발 과정에서 편의를 제공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공무원에게 약 200만원을 건넨 혐의(뇌물공여)를 유죄로 인정,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임상개발팀장으로서 개발을 총괄했던 조씨와 바이오신약연구소장이었던 김씨는 식약처 허가를 받기 위해 인보사 성분에 대한 허위 자료를 제출한 혐의(위계공무집행방해)로 기소된 바 있다.

재판부는 이들이 일부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내용을 자료에 기재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인보사 품목 허가 과정에서 식약처의 검증이 부족한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며 무죄 판단했다.

또 조씨와 김씨가 허위 자료로 2015년 정부 사업자로 선정돼 82억원의 보조금을 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보조금법 위반)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인보사는 사람의 연골세포가 담긴 1액과 연골세포 성장인자(TGF-β1)를 도입한 형질전환세포가 담긴 2액으로 구성된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주사액이다. 지난 2017년 국내 첫 유전자 치료제로 식약처 허가를 받았다.

이후 2액의 형질전환세포가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적힌 연골세포가 아닌 종양을 유발할 수 있는 신장세포로 드러나 2019년 허가가 최종 취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