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풍 부는 증권사 실적··· "저평가 끝난다"

2021-02-12 15:08

[서울 여의도 증권가 모습. [사진=아주경제 DB]]



주요 증권사들이 증시 호황에 힘입어 연이어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올해도 주식시장의 활황이 예상되는 만큼 증권업종 전반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잠정 영업이익 1조104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52% 증가한 수준으로, 증권사 중에서는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섰다. 다른 증권사들 역시 사상 최고 수준의 실적을 내놨다. 위탁매매(브로커리지) 부문 강자인 키움증권의 경우 개인투자자 급증에 힘입어 영업이익 954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01.6% 증가한 수준이다.

NH투자증권, KB증권, 메리츠증권 등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787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전년 대비 21% 가량 늘어난 5769억원으로 사상 최대 수준이다. KB증권은 전년 대비 61% 가량 증가한 568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고, 메리츠증권도 약 22% 늘어난 828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중소형 증권사들도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갔다. 현대차증권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 1315억원, 당기순이익 946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뒀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18% 증가한 1535억을 기록했다. 유상증자와 함께 자기자본도 8000억원으로 증가했다. KTB투자증권도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79% 가량 증가한 989억원을 기록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열풍이 증권업 전반의 수익성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지난달 열린 온라인 세미나에서 "지난해 위탁매매 수익은 개인 참여 증가 및 매매회전율 상승으로 전년 대비 약 2배 증가한 5조 4000억 원을 기록했다"면서 "올해도 개인의 참여가 지속되고 증시 변동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돼 위탁매매 수익은 증가 추세를 유지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5일 보고서를 통해 증권업종에 대한 저평가가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현재 주식시장 내 증권업종의 시가총액 비중은 1.1%에 불과한 반면, 이익 비중은 5.5%에 달하고 있다. 임 연구원은 그간 증권업종이 저평가를 받은 요인으로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사모펀드 문제로 인한 신뢰도 저하 △증권사 투자은행(IB) 부문 손익에 대한 투명성 부재와 잠재 부실 요인 등을 꼽았다.

임 연구원은 "일평균 거래대금 40조8000억원, 고객 예탁금 66조1000억원 등의 지표는 투자자들의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었음을 반증한다"며 "또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대체자산의 재평가로 부실 요인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증권업종은 본격적으로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이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주식시장 훈풍에 따른 펀더멘털 개선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