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비 감시 사각지대 오피스텔 회계감사 의무화…"투명성 기대"

2021-02-10 15:13
"아파트 관리비 감사와 비슷하게 진행될 것"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관리비 감시 사각지대에 위치했던 오피스텔이나 상가·주상복합 등도 앞으로는 회계 감사를 받는다.

10일 법무부 등에 따르면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지난 5일부터 시행됐다.

앞서 아파트 관리비 회계 감사 등을 맡아온 정인회계법인의 한 A회계사는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아파트 회계감사와 비슷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300가구 이상 규모 아파트는 앞서 회계감사를 받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아파트는 관리비 감사가 진행되고 나서 많이 투명해졌다고 느낀다"며 "오피스텔 관리비도 사용처가 투명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주민들이 원하는 수준으로 감사가 이뤄질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대개 주민들은 타 아파트 등과 본인 거주지역 관리비를 비교한 뒤 계약이 정당했는지를 확인해달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경우는 회계 감사만으로는 일부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A회계사는 "회계 감사를 하면 장부상 숫자가 맞는지를 확인한다"며 "그러나 요즘 주민들은 해당 부분이 아니라 관리업체 등과 계약에서 '뒷돈' 등 부정이 있었는지를 확인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해당 부분은 회계감사가 아닌 행정적인 조사를 거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시행령 개정은 앞서 집합건물 관리 투명성을 위해 회계 감사제를 도입하는 상위법이 시행되며 이뤄졌다.

대형 오피스텔 중 직전 회계연도에 징수한 관리비가 3억원 이상이거나 직전 회계연도 말 기준 수선적립금이 3억원 이상인 집합건물은 의무적으로 회계감사를 받아야한다. 이를 위해 회계감사 대상 관리인은 회계연도 종료 후 3개월 이내 회계감사를 실시할 감사인을 선임해야 한다. 만약 해당감사를 방해하면 최대 과태료 500만원에 처해질 수 있다.

법무부는 전유부분이 150개 이상인 집합건물은 대형 오피스텔이라고 규정했다. 전유부분 50개 이상∼150개 미만인 집합건물은 중형오피스텔이다. 전유부분이란 독립된 주거·점포·사무소 등 개별적인 소유권이 있는 것을 말한다.

중형 오피스텔 등은 소유자 5분의 1이 요구하는 경우 회계감사를 받는다. 대형 오피스텔과 마찬가지로 직전 연도 관리비나 수선 적립금이 3억원 이상인 건물이 대상이다. 추가로 직전 연도를 포함해 3년 이상 회계감사를 받지 않은 건물로서 직전 연도 관리비나 수선적립금이 1억원 이상인 집합 건물도 대상이다.

앞서 법무부는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관리비가 투명하게 사용돼 청년이나 서민의 주거비를 절감할 것"이라며 "집합건물 관리 효율성이 늘어 합리적이고 투명한 집합건물 관리 제도가 정착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