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자동차夢]"전기차 1대도 없지만"...中자동차 시총 2위

2021-02-10 06:00
전체 자동차 상장사 가운데 2위...뉴욕증시 상장된 니오 1위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헝다자동차(恒大汽車, 00708.HK) 주가가 올해 들어 고공행진 중이다. 헝다자동차는 전기차를 단 한대도 출고하지 않았음에도 시가총액으로 전체 중국 자동차 업계 2위로 올라섰을 정도다.

중국 경제 매체 증권시보에 따르면 헝다자동차는 A주(중국 본토 증시에 상장된 주식)뿐만 아니라 H주(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 주식)와 뉴욕 증시 자동차 상장사 가운데 기업가치 2위로 올랐다. 

지난 5일 기준 헝다자동차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05% 상승한 53.05홍콩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종가 기준 헝다자동차의 시가총액은 4677억 홍콩달러(약 67조원)다. 위안화로 환산하면 3901억 위안인 셈이다. 

증권시보는 자동차 상장사 시총을 순위로 매기면 뉴욕 증시에 상장된 중국 프리미엄 전기차 기업 웨이라이자동차(蔚來汽車, 니오)의 시총이 866억 달러(약 5600억 위안)로 1위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3위는 상하이거래소에 상장된 창청자동차(3499억 위안)다.

이어 중국 토종 전기차 비야디(比亞迪·BYD)까지 감안한다면 헝다자동차의 순위는 밀려나게 되지만, 비야디의 시총은 자동차·전지 등 분야 사업을 합한 것인 만큼, 자동차만으로 비교가 어렵다고 분석했다. A주와 H주에 동시 상장된 비야디의 시총은 같은 날 기준 9000억 위안에 육박한다.
 

헝다자동차 자사 전기차 브랜드 헝츠. [사진=헝다자동차]


헝다자동차 주가의 이같은 상승세는 저온주행테스트 소식 덕분이다. 지난 3일 헝다자동차는 자사 전기차 브랜드인 헝츠가 ​네이멍구자치구 야커스시에서 저온 주행테스트를 시작했다며 앞으로 3주간 저온에서 동력성능, 배터리열 관리 시스템, 제어장치 등 여러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전해진 대규모 자금조달 소식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앞서 지난달 24일 저녁 헝다자동차는 제3자 배정방식을 통해 6명의 투자자에게 주당 27.3홍콩달러에 9억5200만 이상의 신주를 발행, 260억 홍콩달러의 자금을 모집했다고 밝혔다. 당시 일일 주가가 51.67% 급등하기도 했다. 

주목할 점은 헝다자동차가 아직 전기차를 한대도 출고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모기업 헝다그룹이 2018년 초 친환경 자동차 산업 진출 계획을 공식 발표한 후 관련 기업을 공격적으로 인수하며 전기차 산업 체인을 빠르게 완성해나갔지만, 현재까지 전기차를 출시한 적이 없다. 자사 브랜드 헝츠가 14개 모델을 연구·개발한 상태며, 이 중 6개 모델이 지난해 처음 공개됐다. 

헝다자동차는 올해 양산을 시작으로, 연간 생산량을 2025년 전까지 100만대, 2035년까지 500만대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시장은 지난해부터 헝다자동차의 행보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헝다자동차의 커촹반 추가 상장을 주시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9월 헝다자동차는 '상하이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벤처 스타트업 기업 전용증시 커촹반(科創板·과학혁신판) 2차 상장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현재까지 자금 조달 목표 금액이나 상장의 세부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