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8일 이산가족 관련 단체장들과 만나 이산가족 상봉회의를 위한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이 장관은 이날 오후 남북회담본부에서 이북5도위원회·통일경모회·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이북도민회 중앙연합회 등 관련 단체장들과 간담회를 열고 "지금이라도 남북이 마음만 먹으면 전국 13개 장소에서 이산가족 화상상봉을 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정부는 이산가족 문제만큼은 인륜의 문제, 천륜의 문제로서 어떤 정치적 고려 없이 최우선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남북 간 화상상봉으로 먼저 시작해 코로나19가 진정되는 대로 남과 북이 함께 기념할 수 있는 날에 꽤 규모 있는 이산가족 만남을 추진할 의지를 분명히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018년 6월 이후 멈춘 남북 적십자 회담 재개와 기존 남북 합의사항 이행뿐만 아니라 이산가족 상시상봉, 개별관광 형식의 고향 방문 등 새로운 방식의 이산가족 교류를 만들어 나가려고 하는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장관은 "남북관계 멈춤과 중단이 계속되면서 이산가족 문제 해결의 진전이 더뎠다"면서도 "정부는 이산가족 문제는 인륜과 천륜의 문제로 보고 있어 이산가족이 다시 만날 길, 고향으로 가는 길을 열어내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장관은 지난달 25일 진행된 신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산가족상봉 화상회의를 제안했지만 북측이 대응하지 않고 있어 화상회의는 사실상 무산됐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오영찬 이북5도위원회 위원장은 "고령의 이산가족들에게는 더 이상의 시간이 없다"면서 "이산가족 상봉은 정치·정쟁의 문제가 아니고 무조건 최우선이 돼야 할 인륜의 영역이다. 올해 남북관계 의제의 맨 첫머리에 이산가족 상봉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통일부는 오는 10일 비대면 망향경모제 행사를 위해 ‘망향경모제’ 체험영상을 이산가족 신청자 5만명 전원에게 배포한다. 통일부는 "이산가족 어르신들이 임진각 망배단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북녘 정취를 느끼고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실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임진각 망배단 경모활동 간접 체험 등이 담긴 영상은 통일부 홈페이지 및 유튜브, 페이스북 등을 통해서도 공개된다.

아울러 통일부는 오는 12일 설 당일에는 임진각 망배단 방문객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경모활동을 진행할 수 있도록 현장 안내와 헌화·분향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국내 거주 100세 이상 초고령 이산가족 580명에게는 설 인사 카드와 명절선물을 전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