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바쁜 가운데 전화 감사”…바이든 “통화 못 할 정도 아냐”

2021-02-04 17:42
32분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통화…靑 “웃음만 3차례”
‘가톨릭 신자’ 공통점으로 ‘코드 맞추기’…“견해가 비슷”

문재인 대통령(왼쪽)이 4일 오전 청와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통화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청와대는 4일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통화와 관련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고 밝혔다.

양국 정상은 이날 오전 8시 25분부터 57분까지 32분간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첫 전화통화를 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춘추관 브리핑에서 한·미 정상 통화 후일담을 전했다. 강 대변인은 “정상통화 중 웃음이 세 차례 정도 나왔다”면서 “공개를 다 할 수 없지만, 진지한 분위기 중 유머가 나왔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 분주하신 가운데 전화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 대통령과 통화를 못 할 정도로 그렇게 바쁘지 않다”고 답했다.

강 대변인에 따르면, 양 정상은 이 대목에서 폭소에 가까운 웃음을 터트렸다. 미국 신 행정부 출범 이후 가장 늦은 시점인 14일 만에 한·미 정상통화가 성사됐지만, 시점이 양국 관계에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바이든 대통령이 농담 섞어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강 대변인은 “두 정상은 코드가 잘 맞는 대화를 나눴다”면서 “한·미 동맹, 글로벌 대응 등 현안에서도 코드가 맞았지만,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모두 한국과 미국의 두 번째 가톨릭 신자 대통령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이 점이 정상 통화에서 공통 코드가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 같은 가톨릭 신자임을 언급하며 교황청과도 소통하자는 취지로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가톨릭 신자라고 하니 당선 직후 교황께서 축하 전화를 주신 기억이 난다”면서 “당시 기후변화, 민주주의 등 다양한 이야기를 했는데 오늘 문 대통령과 같은 주제에 대해 이야기해보니 두 사람 견해가 비슷한 것 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저도 교황과 대화한 적 있다”면서 “교황께선 동북아평화안정과 기후 변화를 걱정했다. 자신이 직접 역할 할 수 있다는 말도 했다. 교황님과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양 정상은 한·미·일 협력과 중국·미얀마 등 역내 정세와 관련해서도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

강 대변인은 “한·미·일 협력은 한반도 정세 대화 중 자연스럽게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양 정상은 한·일 관계 개선과 한·미·일 협력이 역내 평화와 번영에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양 정상은 최근 미얀마 상황에 대해 우려를 공유하고, 민주적 평화적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