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엿보기] 투자 패러다임으로 부상한 ESG 전문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2021-02-05 00:00
최남수 서정대 교수 지음…ESG 경영과 투자에 대해 관심 갖는 사람을 위한 필독서

[사진=새빛 출판 제공]


우리는 팬데믹을 계기로 새로운 세상으로 진입한다. 매킨지는 이를 ‘넥스트 노멀(Next Normal)’로 부른다. 세계경제포럼(WEF)은 세계가 ‘그레이트 리셋(Great Reset)’, 즉 대개조의 국면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경제의 본질적 구조가 지각변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상황과 환경이 변화하면서 ESG 경영과 투자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짐에 따라 전 YTN 대표이사인 최남수 서정대 교수는 신간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 이젠 ’ESG 경영‘ 시대!>를 출간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먼저 자본주의는 앞으로 어디로 갈 것인지를 질문한다. 워싱턴 컨센서스로 불려 온 신자유주의는 양극화 심화 등 많은 상처를 남긴 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베이징 컨센서스로 불리는 중국의 국가자본주의는 수치적 성과는 뛰어나지만 민주·자유·신뢰 등 소프트 파워의 결여로 대안이 될 수 없는 체제다.

한때 ‘유러피안 드림’으로 불리던 유럽식 자본주의는 재정 위기를 거치며 힘이 빠졌다. 이런 상황에서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이 바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의 핵심 가치는 기업 성장의 과실이 사회 전반에 흘러내리는 ‘낙수효과’를 복원해 골고루 잘 살고 환경 등 공존의 가치를 지켜나가는 건강한 사회와 경제를 만들어 가자는 것이라고 저자는 진단한다. 세계적인 전략경영 전문가인 마이클 포터가 얘기한 것처럼 기업은 평판 개선에 초점을 맞춘 사회적 책임 활동에 그칠 것이 아니라 이제는 가치 사슬 전반에 있어 고객·근로자·거래 기업·지역사회 등 이해관계자를 존중하고 그들의 이익을 반영하는 ‘공유가치 창출’의 요구에 직면해있고 이에 대한 해답이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논의는 올해 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중시하는 ‘ESG 경영’의 활성화로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한다.

ESG는 15년 전인 지난 2006년에 UN이 제정한 ‘책임투자 원칙(PRI)에서 처음 나온 개념이다. PRI는 기업에 대한 투자 여부를 결정할 때 ESG를 중시하도록 기준을 제시했다. 현재 세계적으로 2300개가 넘는 금융기관들이 이 원칙에 서명했다. 이들이 운용하고 있는 자산은 80조 달러를 웃돈다. ESG는 최근 들어 글로벌 경제의 핵심 이슈로 부상했다. 지난해 말 세계경제포럼(WEF)은 ‘다보스 선언 2020’에서 기업의 성과는 주주에 대한 수익뿐만 아니라 ESG 목표를 어떻게 달성하고 있는지를 기준으로 측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컨설팅기업인 매킨지도 올해 본격화할 ‘넥스트 노멀(next normal)’ 추세 중 하나로 ESG를 들면서 녹색 기술 기업이 향후 수십 년 동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미국 나스닥은 2021년 증시 전망을 내놓으면서 5가지의 큰 흐름을 제시했는데 ESG 투자의 가속화를 그중 두 번째로 꼽았다.

이렇듯 ESG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배경은 무엇일까. 최 교수는 두 가지를 예로 들었다.

먼저 팬데믹과 기후 변화 대응을 중시하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을 계기로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다 주주 이익만을 중시하는 주주 자본주의에 대한 반성으로 고객, 근로자, 거래기업, 지역사회 등 이해관계자를 중시하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논의가 활성화하고 있는 것도 한 이유가 되고 있다.

최 교수는 올해는 ESG 중 특히 환경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장 큰 전환점은 바이든 행정부가 이끄는 미국의 파리기후협약 재가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ESG에 대한 기업 입장도 뚜렷하게 바뀌고 있다. 종전에는 규제 회피 중심의 소극적 자세였다면 이제는 비즈니스 모델 측면에서 수익을 추구하는 적극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팬데믹 국면에서 경기 회복을 위해 각국 정부가 그린 뉴딜 정책에 나서면서 자금이 녹색 산업에 몰리고 있는 데다 자본시장에서 ESG 성과가 부진한 기업을 기피하는 투자자들의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이제는 재생에너지나 친환경 제품 등 신사업을 추진하거나 저탄소 기술 도입 등으로 기존 사업을 환경 친화적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ESG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고 있다. ESG가 돈만 쓰는 대상이 아니라 돈벌이도 되는 비즈니스로 전략적 변화를 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기업은 최근 ESG에 의욕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지만 외국 기업에 비해 아직은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게 저자의 진단이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상장법인 908개를 대상으로 평가한 2020년 ESG 등급을 보면 가장 높은 S는 한 개 기업도 없고, A+는 16개사, A는 95개사로 우수기업이 12.2%에 그치고 있다. B+를 받은 기업이 146개사, B가 318개사, C 306개사이고 D등급 기업도 27개이다. 아직 ESG가 기업 경영의 핵심축이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한국 경제가 제조업 강국이라는 점이 ESG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온실가스와 폐기물 배출량, 에너지 소비량 등 환경 측면에서 개선할 요소가 많다.

이 책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와 ESG를 심층적으로 다뤘다. 앞서 얘기한 두 가지 핵심적인 이슈에 대해 ‘교과서’와 같은 정보를 제공하고 판단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자본주의 개혁과 ESG 경영의 방향을 제시하는 생산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이 책의 저자 최 교수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워싱턴대(University of Washington)에서 경제학 석사 학위를, UC버클리 하스스쿨(Haas School of Business)에서 MBA를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이후 한국경제신문·서울경제신문·SBS·YTN에서 경제 전문기자로 활동했다. 이어 머니투데이방송(MTN) 사장, 제12대 YTN 사장을 역임했다. 현재 서정대 교수로 재직 중이며 SK증권 사외이사와 보험연구원 연구자문위원회 보험발전분과위원장 등을 맡아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