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OTT, 진흥·규제 속 과기정통부에 컨트롤타워 역할 기대

2021-01-31 12:51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왼쪽 네번째)이 지난 29일 서울 광화문 한 식당에서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자들과 만나 발전 방안을 논의하기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노경조 기자]


정부 부처들이 성장세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에 진흥·규제를 이유로 너도나도 발을 걸치고 있다. OTT 사업자들은 정부의 관심이 당연하다면서도, 컨트롤타워의 부재는 아쉬워했다.

지난 29일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국내 OTT 사업자들이 만나 산업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예정된 시간보다 30분이나 더 길어진 이날 간담회에서 OTT 사업자들은 인터넷망 이용료 인하와 제작 지원 등을 건의했다.

또 부처별 규제에 있어 과기정통부의 컨트롤타워 역할도 요구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방송통신발전기금 징수를, 문화체육관광부가 차별적인 음악저작물 사용료 요율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범부처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 발전 방안' 발표 이후 각 부처는 'OTT 사업자들과 따로 만나 의견을 개진·청취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OTT는 방송사업자가 아닌 부가통신사업자로 분류돼 있어 방송통신발전기금의 징수 대상이 아니다. 이에 방통위는 '시청각미디어 서비스법'을 통해 OTT를 포괄하는 법 개정을 준비 중이다. 방송통신발전기금 규모를 늘려 지원을 확대한다는 취지지만, 아직 시장 안착에 집중하고 있는 OTT 사업자들에게 부담스런 대목이다.

무엇보다 과기정통부도 올해부터 OTT를 비롯한 부가통신사업자의 매출 등 통계 발표를 준비 중이어서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통계 대상과 상세 범위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음악 저작물 요율과 관련해선 OTT 사업자들이 문체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검토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영상 방송물을 재전송하는 데 있어 주문형비디오(VOD)와 차이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문체부가 지난해 12월 승인한 관련 개정안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앞서 문체부는 OTT 음악저작물 사용료율을 1.5%로 확정하고, 연차계수에 따라 상향해 2026년 이후에는 1.9995%를 적용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최기영 장관은 박양우 문체부 장관과 만날 의향이 있다고 전했다. 최 장관은 "문체부는 저작권자를 대변하고, 과기정통부는 OTT 산업을 진흥하는 입장에 있다"며 "문체부와 잘 조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OTT 사업자들은 높은 정보통신기술(ICT)과 한류 콘텐츠를 결합해 국내는 물론 세계 OTT 시장에서도 경쟁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저 사업자들의 노력이 정부의 불필요한 규제로 지연되거나 가로막혀 시장 주도의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정부가 '최소 규제 원칙'을 계속 지켜주길 바랐다.

이태현 콘텐츠웨이브 대표는 "관련 정부 부처가 관심을 두는 것은 좋은 일"이라며 "산업이 커질수록 규제가 생길 수밖에 없겠지만, 진흥을 위한 논의도 활발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