덮을 수 없는 폭력의 민낯...베르나르다 알바
2021-01-27 00:00
정영주의 ‘프로듀서 데뷔작‘...3월 14일까지 정동극장
극 중 베르나르다 알바는 두 번째 남편의 8년상을 치르는 동안 다섯 명의 딸들에게 극도의 절제된 삶을 강요한다. ‘베르나르다의 집’에서는 그의 말이 곧 법이다. 하지만 일방적인 강요는 점점 폭력으로 변질됐고, 덮으려 하면 할수록 민낯은 확연히 드러났다.
2018년 국내 초연 때 전 좌석 매진을 기록했던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가 지난 22일 서울 중구에 있는 정동극장에서 개막했다.
제3회 한국 뮤지컬 어워즈에서 4관왕(소극장 뮤지컬상·여우주연상·여자신인상·음악상)을 차지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베르나르다 알바’가 3년 만에 무대에 오르게 됐다. 배우 정영주의 ‘프로듀서 데뷔작’으로도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작품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는 정 프로듀서는 “제가 아닌 창작진과 배우들의 능력과 작품의 힘으로 무대에 오르게 됐다. 무엇보다 김희철 국립극장장께서 힘을 실어주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연습실에 가면 신경 쓸게 100만가지나 되더라. 제작자로 첫 발을 떼게 됐는데, 무릎이 까질 각오는 돼 있다. 배우들이 치료해줄 것이다”고 말했다.
베일을 벗은 ‘베르나르다 알바’는 매우 강렬했다. 등장과 동시에 일사불란한 군무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강렬한 대사로 극장의 공기를 바꿔놓았다. 배우들은 수개월의 연습을 통해 스페인 전통 예술 ‘플라멩코’를 프로 댄서처럼 췄다. 틀을 벗어난 음악의 힘도 크다.
배우들은 혼신의 힘을 다한 연기를 통해 무거운 주제를 전달한다. 작품의 배경인 1930년대처럼 2021년 현재에도 인간의 폭력은 계속되고 있다.
연태흠 연출은 “폭력의 순환구조에 대한 이야기다”며 “베르나르다에 내재된 폭력성은 역사로부터 왔다는 생각을 했다. 인간의 폭력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공연은 오는 3월 14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