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물가를 위협하다]① 설 앞두고 식탁 물가 '껑충'

2021-01-26 08:00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장기화로 경제 악재가 지속하는 가운데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와 매서운 한파 등 환경 요인까지 경기를 어둡게 하고 있다.

26일 AT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25일 기준 계란 한 판(30구·특란)의 평균 소매 가격은 6722원을 기록했다. 1년 전(5263원)보다 27.7% 올랐다.

계란값이 급등한 것은 AI 확산에 따른 대량 살처분으로 공급이 부족해져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AI가 처음 발생한 지난해 10월 1일부터 이달 24일까지 전국에서 1000만마리가 넘는 산란계가 살처분됐다.

계란을 많이 사용하는 제과·제빵업계는 비상이다. 일반 가정에서도 계란값 인상 가능성에 대비해 미리 계란을 사두려는 움직임이 포착된다. 

닭고기 가격도 마찬가지다. 이날 닭고기 1kg의 평균 소매가격은 5859원으로 1년 전(5210원)보다 12.5% 상승했다.

문제는 물가 상승이 닭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채소와 과일 가격까지 들썩이고 있다.

1kg의 평균 소매가격은 대파 5034원, 고춧가루 3만9031원, 시금치 7335원, 땅콩 2만7662원으로 1년 전보다 91.3%, 48.3%, 27.6%, 10.6%씩 급등했다. 10개 평균 소매가격은 사과 3만2111원, 배 4만5870원, 단감 1만2734원으로 1년 전보다 각각 54.7%, 30.4%, 14.7% 올랐다. 

서민 먹거리와 직결되는 장바구니 가격 오름세가 다음 달 설 명절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가금농가에서 AI 확산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설 차례상 구입 비용도 지난해보다 오를 것으로 예측됐다. 과일과 축산물의 가격 강세 탓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지난 21일 설 성수품 28개 품목에 대해 전국 17개 전통시장과 27개 대형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통시장은 26만3000원, 대형유통업체는 36만3000원 선으로 파악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올겨울 생산이 양호한 배추와 무 등 채소류는 가격이 하락했다. 다만, 지난해 긴 장마와 태풍의 영향으로 작황이 부진했던 사과와 배 등의 과일과 공급이 감소한 쇠고기와 계란 등의 축산물 가격은 강세를 보였다.

정부는 설 성수품의 수급 안정을 위해 지난 21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3주간 민·관합동 '설 성수품 수급안정대책반'을 운영해 성수품의 수급 상황과 가격 동향을 모니터링하는 등 성수품 수급을 적극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